미래에셋·흥국 성장 두드러져…일부 보험사는 결손 탈출 ‘총력’
이익잉여금 1년새 2.8조↑…IFRS17 등 맞물려 ‘재무 체력’ 비축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쌓아둔 이익잉여금이 6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가운데 배당으로 지급하지 않고 내부에 유보한 자금을 의미한다. 이는 회사의 재무적 체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평가된다.
이익잉여금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배당 실탄’이다. 상법상 주주에게 지급할 수 있는 배당금의 주요 원천이 바로 이익잉여금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위기 대응 및 투자 재원’으로서의 역할이다. 대규모 보험금 지급이나 금리 변동과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이를 흡수하는 완충 장치가 되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22개 생명보험사의 2025년 9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 합계는 60조1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7조3727억원) 대비 2조7954억원(4.9%) 증가한 규모다.
생보사별로는 업계 맏형인 삼성생명이 2025년 9월 말 기준 14조9731억원의 이익잉여금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024년 9월 말 14조644억원에서 9086억원(6.5%) 늘어난 수치다. 이어 교보생명(7조6745억원), 한화생명(7조1545억원), 신한라이프(6조9717억원) 순으로 이익잉여금 규모가 컸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사의 기본자본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중심 판매 확대 등에 따른 견조한 손익 실현으로 재무적 체력인 이익잉여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중형 보험사의 성장세도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은 이익잉여금을 1조7754억원에서 2조641억원으로 2887억원(16.3%) 늘리며 ‘2조원 시대’를 열었다. 흥국생명 역시 9054억원에서 1조494억원으로 1440억원(15.9%)을 추가 적립하며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마이너스인 결손 상태의 보험사들도 재무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ABL생명은 2024년 9월 말 -1505억원이었던 결손금을 1년 만에 -102억원까지 줄이며 흑자 전환의 기반을 마련했다.
반면 KDB생명은 결손금 규모가 2024년 9월 말 1억4000만원에서 2025년 9월 말 -389억원으로 확대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1717억원)과 처브라이프(-2720억원) 역시 결손 상태가 이어지고 있어 이익잉여금 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익잉여금이 1년 사이 약 3조원 가까이 늘어난 배경으로 새 보험회계제도인 IFRS17의 영향을 꼽고 있다. IFRS17 체계에서는 미래 이익으로 계상되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상각되면서 매기 보험손익으로 반영되는데, 최근 대형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보험손익 확보가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기본자본 건전성 제도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기본자본은 보험사 자본금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되며, 위기 상황에서 외부 지원 없이 즉각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자기자본을 의미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기본자본 중심의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제도를 보험업법령 개정을 통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 밝힌 바 있다. 해당 제도에서는 보험부채(시가부채)가 해약환급금(원가부채)보다 적어 해약환급금 부족액이 발생할 경우, 보험사가 이익잉여금 내에 적립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을 기본자본으로 인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별로 이익잉여금 규모와 증가 폭이 차별화되는 것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적 영업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익잉여금은 향후 정부가 마련한 ‘자본 질적 성장’의 토대 위에서 킥스비율 유지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적인 기초 자산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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