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 선임에 반기
NH·키움증권 주총서도 다수 안건에 반대표…주주권 행사 vs 경영 간섭
주주가치 제고 효과 기대…구체적 사유 제시 부족·과도한 반대에 우려도

국민연금공단이 지분을 보유한 주요 증권사 정기주주총회에서 잇따라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사내이사 선임안을 비롯한 여러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두고 정당한 주주권 행사라는 평가와 함께 과도한 경영 간섭이라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각 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4일 열린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수의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먼저 미래에셋증권 주총에서는 △김미섭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자사주 소각 예외 규정 마련을 위한 정관 변경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했다. 대신증권 주총에서는 △양홍석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 승인 등에 반대표를 던졌다.
국민연금은 김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한 이유로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양 부회장에 대해서는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했다. 두 후보 모두 주주권익을 직‧간접적으로 침해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국민연금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이 주주권익 침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두 인사가 과거 금융당국 제재와 관련된 이력을 문제 삼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부회장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를 맡았으며, 해당 회사는 과거 ‘일감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중소 골프장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신증권 역시 과거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당시 판매사로 제재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양 부회장도 당시 경영진으로서 내부통제 미흡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은 NH투자증권 주총에서 ‘제3자 대상 신주 발행 한도를 50%로 확대하는 안건’, 키움증권 주총의 이사 임기 변경 안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행보는 최근 기관투자자의 주주권익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주주 의결권 확대를 명분으로 개별 기업의 경영 활동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반대표를 행사하면서도 구체적인 판단 근거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일괄적 반대표 행사는 개별 기업의 상황과 제도 변화, 보상 구조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일률적인 기준에 따라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이 보유한 증권사 지분율이 일부에 그치는 만큼 실제 의결 결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번에 반대표가 행사된 안건들도 주주총회에서는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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