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 유턴 유도 RIA 흥행…한투증권 절반 ‘싹쓸이’

시간 입력 2026-03-27 17:36:05 시간 수정 2026-03-27 17: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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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 RIA 출시 나흘 만에 ‘1만 계좌’개설
세제 혜택 앞세운 RIA…초기 흥행 속 과제도
법안 국회 미통과 속 ‘졸속 행정’ 논란도
정책 기대감에 증시 긍정 효과 전망

증권사들이 ‘국내시장 복귀 계좌(RIA)’를 출시한 지 나흘째를 맞은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타사를 압도하는 판매 성과를 보이고 있다.

RIA는 해외주식을 매도한 자금을 국내주식에 재투자할 경우, 매도한 해외주식의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계좌다. 오는 5월 말까지 매도 시 100% 감면 혜택이 적용되며, 7월 말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의 감면 혜택이 각각 제공된다. 정부가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와 환율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한 상품이다.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제도적 기반 마련과 실질적 혜택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7일 증권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3일 총 20개 증권사가 RIA 계좌 판매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판매 개시 3영업일 만인 지난 26일 가입 계좌 수가 1만 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부의 환율 안정 및 국내 투자 유도 정책 방향과 투자자의 국내 투자 확대 수요가 맞물린 상품”이라며 “제도 취지가 실제 자금 흐름으로 이어지는 초기 신호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체 증권사에서 판매된 RIA 계좌는 약 2만 개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삼성증권도 RIA 계좌 개설 수가 4000개를 넘어섰으며, 잔고는 3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RIA 출시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신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은 투자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키움증권과 KB증권 등은 국내주식 매수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추첨을 통해 여행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RIA 계좌가 국내 주식 투자 확대와 환율 안정이라는 본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IA의 근거가 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품이 먼저 출시됐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17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여야는 19일 본회의 통과를 합의했지만 실제 처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정부는 후속 입법을 전제로 우선 상품을 출시했으나,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관계기관 협의만으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상황도 변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RIA 출시 당일인 23일 전일 대비 6.49% 하락한 5405.75포인트로 마감했다. 이후 24일과 25일 상승하며 5600선을 회복했지만, 26일부터 다시 약세를 보이며 5400대로 내려앉았다.

RIA 출시 이후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24일 코스피를 7224억원 순매수했으나, 다음날에는 1조3349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26일에는 다시 3조579억원 순매수하는 등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RIA를 포함한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이 심리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당시는 국내-해외주식 동반 순매수가 나오며 주식 전반에 관심이 확대되는 시기였다면 최근에는 국내-해외주식 방향성이 엇갈리면서, 대체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이나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에 대한 낙관론을 보유한 개인은 (국내주식으로의) 유턴 가능성이 높고, 유턴이 많을수록 대체관계가 높아지는 순환고리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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