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약가 53.55%→45% 인하…업계 요구 반영 안돼
혁신형 우대에도 ‘수익성 방어 한계’…완충 효과 제한적
제네릭 의존 중소사 직격탄…R&D 위축·양극화 심화 우려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대폭 인하하는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제약업계 전반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업계는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를 통해 일부 완충 장치가 마련됐지만,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제네릭 약가를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에서 45% 수준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약가제도 개편안을 의결했다. 개편된 약가 산정률은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당초 제약업계는 마지노선으로 48.2%를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서는 일부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각각 49%, 47% 수준의 약가 산정률을 적용하고 특례기간도 각각 4년, 3년을 부여하기로 했다. 또 신규 제네릭 등재 시에도 혁신형은 60%, 준혁신형은 50%의 가산을 적용키로 했다. 특히 국내 생산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가산 적용기간을 추가로 3년을 연장해 총 4년간 적용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가 약가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약가 자체가 크게 낮아져 우대 조치가 있더라도 수익성 하락을 근본적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제약사 한 관계자는 “원래 1000원에 팔던 약을 약가 인하 이후 혁신형 제약기업은 900원, 일반 제약사는 800원에 파는 것과 같다”며 “결국 가격을 낮추는 구조인 만큼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소 제약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네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R&D 투자 여력이 부족해 혁신형·준혁신형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 경우 약가 인하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된다.
특히 혁신형 제약기업 중심의 우대 구조가 적용되면서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되는 등 오히려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익성 악화로 연구개발 투자 여력이 줄어들 경우 혁신형 기업으로의 진입이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 약가 인하는 단순한 이익 감소를 넘어 기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연구개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제약사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산업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어 산업 육성과 발전을 뒷받침할 지원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R&D 투자 등 산업의 혁신 동력이 약화되는 등 산업 생태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일자리 감소와 투자 위축 등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지원 기자 / kjw@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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