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자율주행, 박민우 체제서 ‘우물 안 개구리’ 벗어날까

시간 입력 2026-04-01 17:40:00 시간 수정 2026-04-01 17: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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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체제 출범…AVP·포티투닷 ‘컨트롤타워’ 일원화
매출 10% 늘었지만 적자 2배…R&D 투자에 수익성 악화
개발·양산 분리…포티투닷·AVP 역할 재정립
E2E에서 VLA까지…자율주행 기술 방향 전환 시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자율주행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이다. 그 중심에는 올 초 영입된 박민우 신임 현대자동차 첨단차플랫폼(AVP) 본부장 사장 겸 포티투닷(42dot) 대표가 있다. 박 사장에게 AVP 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를 동시에 맡긴 것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졌던 자율주행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도다.

1일 현대차에 따르면 박민우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최연소 사장(만 48세)이다. 그는 테슬라 오토파일럿 개발과 엔비디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조직을 모두 경험한 인물로, 글로벌 빅테크 기반의 개발 역량을 갖춘 실전형 엔지니어다.

포티투닷은 차량 운영체제(OS),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현대차그룹의 핵심 소프트웨어 계열사다. 현재 지분은 현대차가 약 59%, 기아 약 39%로 합산 98% 수준이며 사실상 그룹 직할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간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 역량에서는 글로벌 상위권이지만, 자율주행을 포함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에서는 추격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내부적으로도 하드웨어 대비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뒤처져 있다는 문제의식이 누적돼 왔다. 이번 인사는 이러한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 위한 인적 쇄신 성격이 짙다.

박 사장 영입과 함께 조직 재편도 동시에 진행됐다. 박 사장 취임 직후인 2월 말부터 AVP 본부와 포티투닷 간 역할이 정리됐다. 포티투닷은 선행 기술 기획과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설계에 집중하고, AVP 본부는 이를 기반으로 양산 적용을 담당하는 구조다. 기존에 일부 중복됐던 기능을 분리해 개발과 상용화의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현재 포티두닷의 실적은 두드러지지 않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티투닷은 2025년 매출 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498억원으로 98.7% 늘었다. 당기순손실 역시 3639억원으로 107.6% 확대됐다.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 확대 영향으로 비용이 급증한 결과다.

그럼에도 그룹 차원의 투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 포티투닷은 2025년 8월 약 5003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고, 2026년 2월에는 약 654억원 규모 유상감자를 단행하며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정리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동시에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적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기술 방향도 변화가 뚜렷하다. 기존 센서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이 주행 데이터를 통합 학습하는 ‘엔드투엔드(E2E)’ 방식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식 접근과 유사한 구조로, 현대차의 대규모 양산 능력을 데이터 확보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과 맞물린다. 여기에 최근에는 시각·언어·행동을 결합한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 확보에도 나서며, 단순 주행을 넘어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 근거까지 설명하는 지능형 자율주행으로의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박민우 사장은 지난달 타운홀미팅을 통해 “진정한 모빌리티 혁신은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와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융합될 때 이룰 수 있다”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실제 양산 차량에 오차 없이 적용하는 ‘실행(Execution)’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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