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변수에 ‘빚투’ 경고등…반대매매 급증에 증시 부담 커진다

시간 입력 2026-04-08 18:00:47 시간 수정 2026-04-08 18: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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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매매 미수금 1조원대…증시 폭등시 반대매매 비중 6%대까지 치솟아
신용융자 32조 유지 속 리스크 확대…당국 엄포에 증권업계도 눈치보는 중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증시가 연일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 위기가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진 미수금이 시장에서 강제 청산되는 ‘반대매매’ 비중이 급증하면서 투자자 리스크 확대는 물론, 증시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증시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1976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투자자가 예수금보다 많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한 뒤 결제일(T+2)까지 잔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대신 부담하는 일종의 외상금이다.

해당 금액이 결제일까지 상환되지 않으면 보유 주식은 강제 처분, 즉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증시 강세 국면에서 신용융자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수금 역시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일일 미수금 규모는 9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12월 31일 9602억원에서 올해 1월 8일 1조396억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후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되며 증시가 하락세로 전환된 3월 초에는 미수금 규모가 일시적으로 2조원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5일 기준 미수금은 2조1488억원까지 불어났다.

문제는 빚을 내 투자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할 경우,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한 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지난 7일 이란과의 일시 휴전을 선언했지만, 긴장 상태가 언제든 재개될 수 있어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반대매매 비중도 빠르게 상승했다. 올해 초 1% 미만이던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달 5일 기준 6.5%까지 치솟았다. 이후에도 3%대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며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용융자 규모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2조6577억원으로 32조원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신용융자 규모는 지난 1월 29일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빚투’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빚투로 인한 경제적 충격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시장 상황이 양호할 때도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반대매매로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 역시 지난달 11일 증권사 신용융자 담당자들을 소집해, 증시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레버리지 투자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금리 조정이나 수수료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을 신중히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국 자료에 따르면 빚투 문제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국회 정무위원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개 증권사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40~50대가 15조63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이상 7조7100억원, 20~30대는 3조52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증가율 역시 고령층이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말 대비 올해 2월 말까지 약 1년간 신용융자 증가율은 60대 이상이 85%로 가장 높았고, 40~50대는 52%, 20~30대는 46%를 기록했다.

일부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도 논란이 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달 신용융자 거래 고객에게 200만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지적을 받은 뒤 조기 종료했다.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역시 유사한 신용융자 이벤트를 중단한 상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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