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V 배터리 수요 증가에도 K-배터리 역성장
중국 배터리 가격 경쟁력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확대
LMR·전고체·급속충전 등 차세대 기술력 전면 배치

시제품 LMR 배터리 셀의 양극 샘플에서 전극을 정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사진=GM>
국내 배터리 기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내주는 양상이다. 전동화 확산으로 전기차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배터리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배터리 채택이 늘고 K-배터리 비중은 줄어드는 흐름이다.
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2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EV(순수전기차)·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HEV(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65.3GWh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5년 같은 기간 58GWh 대비 12.1% 증가한 수치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전기차용 이차전지 시장은 시장 내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북미 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유럽, 아시아(중국 제외) 지역이 성장을 견인하면서 지역별 성장 축이 다변화되는 흐름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선전한 중국 업체가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올 1~2월 중국 CATL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22.2GWh로 지난 2025년 같은 기간 17.4GWh 대비 27.4% 확대됐다. 같은 기간 BYD도 4.0GWh에서 6.7GWh로 68.2%나 늘었다. 비중국 시장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기반으로 공급망을 확대하는 등 중국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외연을 넓혔다.
반면 K-배터리 3사는 일제히 역성장했다. 올 1~2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0GWh로 지난 2025년 같은 기간 11.4GWh 대비 1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SK온은 각각 21.9%, 12.9% 줄었다.
이처럼 K-배터리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점유율도 30% 아래로 떨어졌다. 올 1~2월 점유율은 28.4%로 전년 동기 대비 8.8%p(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CATL과 BYD 양사 합산 점유율(44.2%)과 비교하면 격차는 15.8%p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온 하이퍼 패스트(Hyper Fast) 배터리. <사진=SK온>
배터리 업계에서는 떨어진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방안으로 제품 경쟁력 확보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내세우고 있는 LFP 배터리와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용으로 LMR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LMR 배터리는 코발트 사용을 줄여 LFP 배터리와 가격 경쟁이 가능한 대항마로 불린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2025년 망간은 킬로그램당 1.10달러인 반면 코발트는 킬로그램당 55달러를 기록했다. 두 광물 간의 가격이 5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LMR 배터리는 코발트 사용을 줄이면서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LFP 배터리 대비 리튬 함량이 높아 회수 수익성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완성차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성능 저하 등의 기술적 과제를 극복해 오는 2028년 상용화에 나선다.
삼성SDI는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 2025년 10월 삼성SDI는 BMW, 솔리드파워 등과 전고체 배터리의 차량 탑재를 위한 기술 검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삼성SDI가 솔리드파워의 고체 전해질을 활용해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더욱 높인 전고체 배터리 셀을 공급하고 BMW는 이를 기반으로 전고체 배터리 모듈과 팩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종적으로 3사는 BMW의 차세대 테스트 차량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실제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하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더 높은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수원 SDI 연구소에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한 뒤 2023년 말부터 시제품 생산해 오고 있다.
SK온은 전기차 급속충전에도 배터리 성능 및 수명 저하를 최소화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전기차 등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급속충전 상황에서는 리튬이온 이동 속도가 전류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리튬 석출’이 발생한다. 이는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떨어뜨릴 수 있다.
SK온은 급속충전 전담 TF팀을 결성해 기술 개발을 이어갔고, 올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배터리 충전 상태 10~80% 구간을 7분 이내에 충전하는 하이퍼 패스트(Hyper Fast) 배터리를 공개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을 오는 2027년 파일럿 라인 테스트를 통해 양산성을 검증할 구상이다. 하이퍼 패스트 배터리는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 기존 양산 라인에서도 생산 가능하다. SK온은 오는 2029년 상업 가동(SOP)을 목표로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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