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저해지 종신보험 열풍 속 KB라이프 ‘나홀로 역성장’

시간 입력 2026-04-20 07:00:00 시간 수정 2026-04-17 15: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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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종신보험 수입 4.5조 증가…‘무저해지’ 쏠림 현상 뚜렷
한화·신한 등 공격적 영업으로 대폭 성장…KB라이프는 후퇴

주요 생보사 종신보험 수입보험료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이 종신보험 시장에서 ‘무저해지환급형(이하 무저해지)’ 상품을 중심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만 주요 생보사 가운데 KB라이프만이 역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흐름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2025년 12월 기준 30조 9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2월 25조 5895억 원 대비 약 4조 5084억 원 증가한 수치다. 종신보험은 표준형 상품과 무저해지 상품으로 나뉜다.

이 같은 성장은 무저해지 종신보험이 견인했다. 표준형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2024년 12월 9조 1156억 원에서 2025년 12월 7조 7359억 원으로 약 1조 3000억 원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무저해지 종신보험은 16조 4739억 원에서 22조 3620억 원으로 5조 8881억 원 증가했다.

무저해지 상품은 납입 기간 중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는 이러한 상품 구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확대된 데 더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를 위한 보험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에 해당한다.

특히 한화생명은 무저해지 종신보험에서 2025년 12월 기준 4조 3602억 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총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를 1조 2514억 원 늘렸다. 신한라이프(+7360억 원), 삼성생명(+6161억 원), 교보생명(+5028억 원) 역시 무저해지 상품 성장에 힘입어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KB라이프는 경쟁사들이 무저해지 상품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하는 가운데 다른 흐름을 보였다. KB라이프의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2025년 12월 1조 5503억 원으로, 2024년 12월 1조 6068억 원 대비 564억 원 감소했다. 주요 생보사 가운데 수입보험료가 감소한 곳은 KB라이프가 유일하다.

이는 무저해지 상품 경쟁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KB라이프의 표준형 종신보험 수입보험료는 1년 동안 약 916억 원 감소했으나, 이를 보완해야 할 무저해지 상품은 약 351억 원 증가(8390억 원→8741억 원)에 그쳤다. 경쟁사들이 조 단위 또는 수천억 원 규모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KB라이프가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점유율이 축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이드라인 강화 움직임에 대비한 보수적 영업 전략의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불거지자 무저해지 상품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보수화하고 있다.

2015년부터 판매된 무저해지 상품은 장기 해지율 통계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보험사들이 비교적 높은 해지율을 가정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향후 실제 해지율이 예상보다 낮게 유지될 경우, 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환급금 재원이 부족해져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CSM 확보와 외형 성장에 집중해 무저해지 상품 판매를 확대해 온 보험사들은 향후 강화된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 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KB라이프는 당장의 점유율 하락과 역성장이라는 결과를 보였지만, 규제 강화 국면에서는 오히려 재무 건전성을 지키는 전략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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