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 “생산적 금융 확대 위해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해야”

시간 입력 2026-05-08 17:00:44 시간 수정 2026-05-08 17: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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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규제에 건전성 부담 확대…신용등급 하락에 위험 프리미엄↑
美·英, 레버리지 배율 위험가중 방식 적용…국내는 단순 배율 유지
서지용 학회장 “실제 위험 반영하는 선진국형 규제체계 도입해야”

한국신용카드학회 학회장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가 8일 서울 중구 소재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이지원 기자>

기준금리 인하 흐름에도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카드론 규제 강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이 발행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레버리지 배율 규제까지 겹치면서 카드사들의 신규 투자 여력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없이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물론 소비자 금융비용 절감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생산적 금융은 혁신 투자나 실물경제 성장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현재 카드사들은 단기 수익 확보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단순 레버리지 배율 중심 규제에서 벗어나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는 선진국형 규제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최로 열린 ‘2026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하향 압력을 받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 악화로 조달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여전채 금리(3년물·AA+ 기준)는 4.143%로 집계됐다. 이는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았던 지난해 4월 말(2.743%)보다 약 1.40%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기준금리는 내려갔지만 여전채 금리는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난 셈이다.

서 교수는 카드사 조달 부담 확대의 배경으로 카드론 규제 강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를 꼽았다.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에 포함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도 도입했다. 이 같은 규제 강화가 카드사들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카드론 규제가 강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카드사 수익성이 악화되고 카드론 잔액 증가에 따른 건전성 부담도 커지고 있다”며 “신용등급 하락으로 발행 금리가 오르고, 건전성 지표 악화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구조까지 겹치면서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레버리지 배율 규제도 카드사 성장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레버리지 배율은 총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타인자본 의존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자기자본이 많을수록 배율은 낮아지고 손실 흡수 능력이 높다고 평가된다.

현재 금융당국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무분별한 카드대출 확대와 과도한 외형 성장을 막기 위해 카드사 레버리지 배율 한도를 8배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직전 1년간 배당성향이 30%를 초과한 카드사에는 7배 규제가 적용된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은행과 달리 예금 등 안정적인 수신 기반 없이 여전채 발행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시장 환경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데다 레버리지 규제 한도에 가까워질 경우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 프리미엄도 급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로 인해 카드사들이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레버리지 배율이 한계 수준에 근접할수록 자금 운용과 위험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1분기 평균 레버리지 배율은 5.5배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5.9배) 대비 0.4배 개선된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자산 리밸런싱과 부실채권 상각 등을 통해 자산 규모를 줄이며 레버리지 배율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 교수는 “조달금리가 상승하면 카드사 발행금리에서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투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위험 투자 한도가 줄어들고 신규 투자 여력 역시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실제 서 교수가 2016년 1분기부터 2025년 3분기까지 약 10년간 레버리지 규제 변화가 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레버리지 배율이 1배 상승할 때마다 카드채 발행 기준 조달비용은 약 0.26%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배율 상승이 시장의 위험 프리미엄 확대와 조달비용 증가로 직결된다는 점이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특히 규제 강도 자체의 영향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레버리지 규제가 한 단계 강화될 때마다 조달비용은 0.82~0.86%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배율 상승보다 규제 기조 변화가 조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의미다.

22일 서울 중구 소재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KOCAS 컨퍼런스 2025’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이지원 기자>

국내 카드사에 적용되는 레버리지 규제는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엄격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미국은 위험 익스포저 대비 자본금 비중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단순 레버리지 배율이 약 20배 수준이며, 영국은 건전성규제청(PRA)이 위험 수준별 차등 규제를 적용해 중소형 금융기관 기준 약 12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7배 수준이 적용되는 국내 카드사 규제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이다. 선진국들은 단순 자산 대비 자본 비율이 아니라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본 비율을 중심으로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위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단순 레버리지 배율 규제를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위험 감내 수준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교수는 레버리지 규제 완화 효과가 카드사 경영 개선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드사 조달비용이 낮아질 경우 카드론 이용자들의 금리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조달비용이 높아지면 결국 대출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레버리지 규제 완화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뿐 아니라 소비자 금융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최근 일부 규제 완화 기조로 선회하고 있지만 카드사 레버리지 규제에 대한 구체적인 완화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행 단순 레버리지 배율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위험 수준을 반영하는 선진국형 기준을 도입한다면 카드사가 감내하는 실질 위험을 보다 정확히 평가하면서도 불필요한 규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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