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硏, ‘2026년 수정 경제전망 세미나’ 개최…성장률 2.8% 전망
김현태 실장 “불균형 성장 심화…스스로 회복 가능한 복원력 확충해야”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이 11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수정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우리 경제는 올해 2.8%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반도체 부문의 이례적인 호조에 기대고 있는 ‘불균형 성장’의 성격이 강한 데다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불확실성까지 상존하는 만큼 앞으로 정교한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
김현태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11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수정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우리 경제 상황을 ‘회복과 불안의 공존’으로 진단했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출 호조가 경기의 완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올해 ‘반쪽 회복’ 양상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실장은 반도체 산업의 압도적인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총수출은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 기조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 역시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2750억 달러 수준, 상품수지 흑자는 2890억 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설비 투자 역시 반도체 장기 공급 계약 등에 힘입어 전년 대비 4.7% 증가하며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문제는 이 같은 성장 동력이 경제 전반으로 충분히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김 실장은 “최근 경기 회복은 경제 전반의 고른 회복이라기보다 반도체 부문이 주도하는 불균형 성장의 성격이 강하다”며 “수출과 설비 투자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의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다”고 진단했다.
이어 “고유가와 물가 부담이 장기화할 경우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민생경제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중동 리스크를 한국 경제의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현재 사실상 폐쇄 상태에 놓인 호르무즈 해협 상황과 높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를 언급하며 유가 시나리오별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김 실장은 “IMF 기준 시나리오인 배럴당 82달러와 달리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은 0.3%포인트 하락하고, 110달러까지 오르면 하락 폭은 0.45%포인트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전가되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올해 하반기 물가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11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6년 수정 경제전망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수출 호조와 체감경기 간 괴리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그는 “수출을 이끄는 ICT 산업은 고용 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고, 주가 상승의 혜택 역시 소득 하위 계층에는 제한적”이라며 “수출 호황이 민간 소비로 연결되는 고리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 4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기준선을 밑돌았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가계 연료비 비중은 7.9%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출 구조가 경직된 취약계층은 필수 소비 여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투자 역시 자재비 상승 압박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김 실장은 우리 경제의 복원력 강화를 위한 네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통화정책과 관련해 그는 “유가 충격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정책에 대해서는 “생산적 금융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동시에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 안정을 위한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다양한 평가 기준에 따른 자금 공급 이후 사후 관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정정책과 관련해서는 “첨단 산업 경쟁력 유지와 불균형 성장 완화 사이의 균형을 확보하는 동시에 저출생·고령화 장기화에 대한 대비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 등 첨단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은 지속하되, 그 성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중소·중견기업의 공급망 참여 확대와 기술 고도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재생에너지 전환 가속, 공급망 안정성 제고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과 대외 충격 대응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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