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올해 4대 은행 중 ESG채권 발행 ‘유일’…친환경 금융 강화

시간 입력 2026-05-13 07:00:00 시간 수정 2026-05-12 17: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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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올해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ESG채권 발행
올해 녹색채권 3000억 발행…시중은행 최대 규모

시중은행의 ESG채권 발행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적극적인 녹색금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ESG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시중은행 최대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까지 발행하며 친환경 금융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3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종합한 결과,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총 50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ESG채권을 발행한 곳은 우리은행이 유일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몇 년간 ESG채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나은행을 제외한 3개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은행)이 총 1조81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을 발행한 가운데, 우리은행은 홀로 1조5600억원 규모를 발행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최근에는 녹색채권 발행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일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을 통해 총 3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부합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 과정에서 환경부 지정 기관의 사전 적합성 검토를 거쳐야 하며, 발행 이후에도 자금 사용 내역 등에 대한 사후 보고 의무가 부여되는 등 일반 채권 대비 절차가 까다로운 편이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는 정부가 지난 2022년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가이드라인으로, 기업 경영활동 가운데 친환경 경제활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는 한국형 녹색금융 분류체계다.

이번 우리은행 녹색채권은 △3년 만기 1500억원 △1년 만기 1500억원으로 구성됐다. 이는 올해 시중은행 가운데 첫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사례이자 단일 발행 기준 최대 규모다.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태양광·풍력 기반 에너지 생산 △폐기물 에너지 회수 프로젝트 등 친환경 사업 지원에 전액 활용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녹색금융 시장 내 선도적 입지를 강화하고 ESG 금융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다른 시중은행들과 비교해도 차별화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4대 은행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2021년 2조2250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6960억원 △2023년 5500억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발행 열기가 점차 식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에는 ESG채권 발행 규모가 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두 배 증가했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5500억원 규모를 발행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2025년에는 총 1조8100억원 규모의 ESG채권이 발행됐는데, 이 가운데 우리은행 발행 규모가 1조5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의 ESG채권 발행이 둔화된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과거와 비교해 증시로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면서 채권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정부의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며 은행권이 ESG채권을 통해 추가 자금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채 금리 역시 ESG채권 발행 유인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ESG채권은 조달 자금을 친환경·사회적 목적에 한정해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일반 채권 대비 운용 제약이 존재한다. 반면 은행채 금리는 상대적으로 낮아 조달 비용 측면의 메리트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1일 기준 은행채(무보증·AAA) 1년물 금리는 3.147%, 3년물 금리는 3.796%를 기록했다. 5년물 금리 역시 3.997%로 4%대를 넘지 않았다.

반면 ESG채권 발행이 비교적 활발한 카드업계의 주요 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는 이미 4%대를 넘어섰다. 같은 날 기준 여전채(3년물·AA+ 기준) 금리는 4.115%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대출 규제 영향으로 은행권의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대출 확대도 제한되면서 ESG채권을 통한 자금 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채는 여전채 등과 비교했을 때 시장 수요가 꾸준해 발행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이 같은 점이 ESG채권 발행 메리트를 떨어뜨리면서 시중은행들의 발행 규모 감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우리은행이 ESG채권 발행 확대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ESG 경영 실행력 강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ESG 경영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50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으며, 녹색채권 발행 확대 역시 친환경 금융 지원 강화를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은 우리은행의 ESG 경영 의지를 시장에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시장을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ESG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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