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PI 성과에 어닝 서프라이즈…한투, IB·브로커리지 견조 ‘ 맞불’
‘연간 2조’ 한투 vs ‘분기 1조’ 미래에셋…올해 실적 패권 경쟁 본격화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서며 국내 증권업계에 ‘분기 순익 1조 시대’가 열렸다. 지난 3년간 연간 실적 1위를 지켜온 한국투자증권 역시 견조한 실적으로 맞서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수익 구조와 올해 업계 패권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잠정 당기순이익 1조19억 원을 기록했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약 63%를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전년 동기(3462억 원) 대비 288% 급증한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평가된다.
이번 실적 급증의 핵심 동력은 자기자본투자(PI) 부문 성과로 분석된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선제적으로 투자했던 일론 머스크의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 등 글로벌 혁신기업 가치가 최근 급등하면서 포트폴리오 재편에 따른 평가이익만 약 8040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업 성장세도 견조했다. 최근 증시 대기자금의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며 총 고객자산(AUM)은 660조 원을 돌파했고, 홍콩·뉴욕 등 해외법인도 사상 최대 수준인 2432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투자전문회사’로의 체질 개선을 사실상 완성 단계에 올려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06% 증가한 7847억 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실적에서는 미래에셋증권에 밀렸지만, 안정적인 이익 창출력은 여전히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은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개선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증시 훈풍에 힘입어 일평균 약정대금은 전년 동기(4조7800억 원) 대비 286.6% 증가한 18조48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전년 대비 172.4% 늘어난 31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전통적인 IB 강자로서의 경쟁력도 재확인했다.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와 주식자본시장(ECM) 리그테이블 1위를 휩쓸며 1257억 원의 수익을 거뒀고, WM 부문 역시 수익증권과 파생결합증권(ELS)·파생결합사채(DLS)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155.3% 증가한 1243억 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미래에셋증권의 당기순이익을 앞지르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근 3년간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3년 5966억 원 △2024년 1조1189억 원 △2025년 2조13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3332억 원 △2024년 9255억 원 △2025년 1조5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증권업계 최초로 ‘연간 순이익 2조 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는 미래에셋증권이 첫 분기부터 유례없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선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장외 신경전도 벌였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다소 이례적인 분석 리포트를 내놓았다. 보고서에서는 “미래에셋의 혁신기업 투자 수익 창출 능력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2.78배에 달해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한다”며 투자의견 ‘중립(Hold)’을 유지했다.
업계는 양사의 1분기 실적이 국내 증권업의 ‘수익 모델 다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과거 증시 거래대금 의존도가 높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PI와 자산관리 중심으로, 한국투자증권은 전통 기업금융(IB)과 채널 경쟁력을 기반으로 각자의 성장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양사의 디지털 혁신 경쟁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초개인화 자산관리 플랫폼 ‘M-STOCK 3.0’ 전환을 통해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체 디지털 자산관리 솔루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업계는 향후 글로벌 금리 기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설 경우, 전통 IB 강자인 한국투자증권의 반등 탄력이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비상장 혁신기업 투자가 단발성 수익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올해 업계 1위 경쟁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CEO스코어데일리 / 팽정은 기자 / pae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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