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5.7조 공급…SEC 공시서 ‘연체율·자본비율 악화’ 우려
올 3월 말 4대 금융 NPL커버리지 비율 일제히 하락 ‘경고음’
지속적인 건전성 하락 시 중저신용자·기업대출 축소 우려도

KB·신한·우리금융지주가 지난달 말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2025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용 공시에는 국내 사업보고서에는 담기지 않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들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확대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역시 은행권에 포용금융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금융권 부담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금융지주들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명확하다. 포용금융 확대 과정에서 건전성이 악화될 경우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고, 이는 순이익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후 대출 성장 둔화와 영업 위축으로 연결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심사가 강화되고 기업대출 역시 보수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결국 고객들의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대출 부실 위험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부담까지 커질 경우 CET1 비율 하락과 주주환원 여력 축소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금융지주 실적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KB·신한·우리·하나)의 올해 3월 말 NPL커버리지비율(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부실채권에 대비해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수치가 100%이면 부실채권 전액을 충당금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부실채권 규모가 충당금보다 많다는 뜻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하나금융지주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말 115.22%, 지난해 말 109.84%, 올해 3월 말 95.65%로 하락세를 그렸다. 하나금융지주는 유일하게 NPL커버리지비율이 100%를 하회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NPL커버리지비율이 두 번째로 낮은 기업은 신한금융지주다. 이 회사는 지난해 3월 말 128.8%, 지난해 말 126.0%, 올해 3월 말 113.6%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말 수치는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하락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말 132.7%, 지난해 말 129.9%, 올해 3월 말 124.8%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3월 말 133.1%에서 지난해 말 148.3%로 유일하게 상승했지만, 올해 3월 말 127.1%로 줄어들었다.
올해 3월 말 NPL비율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0.76%→0.73%)와 우리(0.69%→0.68%)는 각각 0.03%포인트, 0.01%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 0.81%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0.70%→0.80%)은 0.1%포인트 상승했다.
대부분 금융지주의 NPL비율은 아직까지 선방하고 있으나 안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KB금융은 SEC에 “2025년 한국 정부는 은행들이 저소득층 또는 금융 취약계층 차주에게 우대 대출을 제공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 정책을 추진했다”며 “이러한 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당사는 영업 방식을 일부 조정할 수 있으며, 이는 고객의 채무 불이행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 결과 연체율 상승 및 자산건전성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도 전했다.
신한금융 또한 SEC에 “정부는 지난해 10월 새출발기금을 출범했고, 당해 11월 신한은행을 포함한 국내 은행들이 해당 프로그램에 총 3600억 원을 출연하기로 합의했으며, 신한은행은 497억 원을 출연했다”며 “또 정부는 은행들이 저소득층 또는 금융 취약 차주에게 우대 대출을 제공하도록 장려함으로써 이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포용금융 정책을 추진했다”고 공시했다.
이어 “이러한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당사가 영업 관행을 조정할 경우 고객 부실 위험이 확대될 수 있으며, 이는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또한 정부의 포용·생산적 금융 방침에 대해 “이러한 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당사의 노력은 순이자마진에 추가적인 압박을 줄 수 있으며, 동시에 영업 관행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고객들의 대출 부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연체율 상승과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우리은행 및 금융산업에 어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러한 규제는 수익성 저하, 영업 유연성 제한, 경쟁 심화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당사의 경영실적 및 재무상태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NH농협을 포함한 5대 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포용금융으로 약 5조7000억 원을 공급했다. 이는 올해 목표 총액인 약 13조 원의 43% 수준으로, 3개월 만에 연간 목표의 절반 가까이를 달성한 것이다.
이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포용금융으로 70조 원이 넘는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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