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잠자는 보험’ 15조원↓…한화생명 대형사 중 유일한 두 자릿수 감소

시간 입력 2026-05-25 07:00:00 시간 수정 2026-05-22 14: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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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체 해약 규모 7% 감소…삼성·한화·교보 빅3도 개선세
중형사 중 흥국·미래에셋 20%대 개선…IFRS17 후 유지율 경쟁
‘조기 해약 정리’ 효과도…업계 “유지율·해약환급금 함께 봐야”

주요 생명보험사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주요 생명보험사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 현황.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국내에서 영업 중인 생명보험사들의 효력상실해약계약 규모가 1년 새 약 15조원 가까이 감소하며 이른바 ‘잠자는 보험’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신규 계약 확대보다 기존 계약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대형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한화생명의 계약 관리 역량이 두드러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흥국·미래에셋생명 등 중형사 역시 큰 폭의 개선을 보였다.

효력상실해약계약은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 효력이 정지되거나 중도 해지된 계약을 의미한다. 이는 새 보험회계제도(IFRS17) 체계에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들의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은 2025년 12월 기준 196조29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11조4247억원) 대비 14조7462억원(6.98%) 감소한 수치다.

생보사별로는 대형사의 계약 관리 성과가 두드러졌다.

한화생명은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이 1년 새 2조7574억원 감소하며 10.7%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형 생보사 가운데 유일한 두 자릿수 감소율이다.

삼성생명 역시 같은 기간 3조733억원(6.8%)을 줄이며 안정적인 관리 흐름을 이어갔다. 교보생명은 1235억원(0.47%) 증가에 그치며 사실상 보합세를 나타냈다.

중형사 가운데서는 흥국생명이 1조6407억원(24.5%) 감소하며 가장 큰 개선 폭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생명 2조2340억원(22.0%), 메트라이프생명 1조735억원(14.9%), 동양생명 1조454억원(14.3%) 등의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반면 푸본현대생명은 업계 흐름과 다르게 1년 새 9848억원 증가하며 26.4%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 감소 배경으로 IFRS17 도입 이후 강화된 유지율 관리 전략을 꼽고 있다.

보험사들이 외형 성장보다 계약 유지에 집중하면서, 해지 가능성이 높은 계약을 사전에 관리하고 납입유예나 계약 부활 안내를 강화하는 등 기존 고객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효력상실해약계약 감소세를 단순히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침체 영향으로 보험료 미납 상태로 계약을 방치하기보다, 해약환급금을 받기 위해 계약을 완전히 해지하는 사례가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효력상실해약계약 감소가 반드시 계약 유지율 개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보험계약 해약률은 금리와 실업률 등 거시경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 지표다. 금리 상승기에는 해약환급금 활용 유인이 커지고, 소득 불안정성이 확대될수록 보험계약 유지율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최근 효력상실해약계약 감소 역시 단순한 관리 성과라기보다 경기·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 계약 구조가 재편된 결과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력상실해약계약 잔액 감소가 실제 계약 유지로 이어졌다면 질적 개선으로 볼 수 있지만, 상당 부분이 해약으로 소멸된 것이라면 미래 수익 기반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통계는 보험사의 계약 관리 역량과 소비자 가계 여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향후에는 단순 잔액 증감뿐 아니라 해약환급금 지급 추이와 신규 계약 대비 유지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보험산업 건전성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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