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채웠지만…‘포용금융 시험대’ 오른 인터넷은행 3사

시간 입력 2026-05-26 17:07:12 시간 수정 2026-05-26 1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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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신규 취급 비중 단계적 상향…인뱅 건전성 부담↑
중저신용대출 확대 압박 지속…“포용금융·혁신 균형 必”
공급부터 신규 취급까지 관리…8년간 촘촘해진 인뱅 규제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모두 웃돌며 포용금융 확대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다만 금융당국이 신규 취급 기준 목표 비중을 오는 2028년까지 35%로 단계적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인터넷은행들의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6일 은행연합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잔액·신규 취급액 기준 모두 금융당국 목표치인 30%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은 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 대상 대출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연간 30% 이상 비중을 유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잔액 기준으로는 토스뱅크가 34.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뱅크 32.3%, 케이뱅크 31.9%로 3사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45.6%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40%대를 기록했고, 토스뱅크(34.5%)와 케이뱅크(33.6%) 역시 목표치를 웃돌았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액만 4500억원에 달했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누적 취급액은 16조원 규모다. 중·저신용 대출 잔액 비중 역시 2020년 말(10.2%)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중도상환해약금 전액 면제로 비중 관리가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이뤄낸 성과라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2022년 비금융 데이터 기반 대안신용평가모형을 자체 개발해 씬파일러와 개인사업자 등 기존 금융 이력만으로 평가가 어려웠던 고객층의 대출 접근성을 확대해왔다. 해당 모형을 통해 추가 공급된 중·저신용 대출은 누적 1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외부 금융사에도 모형을 개방하며 포용금융 저변 확대에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 역시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신규 취급액 비중 34.5%를 기록하며 목표치(32%)를 웃돌았다. 자체 신용평가모형(TSS)을 통해 1분기 중·저신용자의 35%에게 가점을 부여했으며, 35세 미만 청년층의 경우 72%가 가점 혜택을 받았다.

또 대출 실행 1개월 내 중·저신용자의 46%는 신용점수가 평균 43점 상승했다. 비은행권 대출 보유 고객의 37%는 비은행권 대출 잔액을 평균 305만원 줄이는 등 가계 건전성 개선 효과도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누적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이 8조6600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2450억원으로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전체 은행권 기준으로도 2위 수준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 이용 고객의 48.4%는 대출 실행 1개월 내 신용점수가 상승했다. 평균 상승 폭은 46점이었다. 또 대출 실행 고객 가운데 12%는 신용도가 개선돼 고신용자로 전환됐다. 케이뱅크는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상품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다만 포용금융 확대를 향한 금융당국의 요구가 거세지면서 인터넷은행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2028년까지 인터넷은행의 신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기존 30%에서 35%까지 단계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는 2018년 이후 관리 기준과 목표치가 지속적으로 강화돼 왔다. 출범 초기인 2018년에는 ‘누적 공급량’ 중심으로 관리됐다. 당시에는 2022년까지 전체 중금리대출 5조1000억원 공급을 목표로 연간 1조원 수준의 공급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이후 2021년 5월에는 ‘잔액 비중’ 개념이 도입됐다. 금융당국은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했으며, 은행별로 차등화된 목표치를 부여했다. 당시 당국은 중·저신용자의 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건전성 관리 필요성도 있는 만큼 목표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부터는 기준이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전환됐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과 보증부 대출 초과분도 산정 대상에 포함되며 관리 범위가 확대됐다. 이어 2025년에는 기존 잔액 비중에 더해 ‘신규 취급 비중 30%’ 조건이 추가됐다. 신규 신용대출 중 일정 비율을 중·저신용자에게 반드시 공급하도록 관리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목표치 자체도 단계적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달 국무회의에서 인터넷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포용금융 목표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32%, 2027년 34%, 2028년 35%까지 확대하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공급 금액 관리에서 시작된 규제가 비중 관리, 신규 취급 관리까지 확대되며 8년간 점차 강화된 셈이다.

정부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지속 주문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3일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는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며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목표 비중이 높아질수록 인터넷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중·저신용 대출은 고신용 대출 대비 연체율이 높을 가능성이 커 무리한 목표 확대가 자산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출범 초기 인터넷은행의 기대 효과로 꼽혔던 비대면 금융 혁신을 완수해나감에 따라 포용금융에 대한 요구가 더욱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용금융만 강조하다 보면 비대면 혁신으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은행권 내 건강한 경쟁과 혁신을 선도해왔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다"면서 "포용금융 확대 이전에는 건강한 자산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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