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거부 장기화…“골조공사부터 멈춰 공기지연 불가피”
대한건설협회, 긴급 업계 간담회 개최…대정부 건의
“공정지연, 불가항력…지체상금면책 방안 마련해야”

경기도 안양시 한 레미콘 제조사. 레미콘 차량이 멈춰있다.<사진=연합뉴스>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가 이어지면서 건설 현장의 공사 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지속될 경우 건설사의 원가율 악화 등 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전국레미콘운송노조의 수도권 운송거부 사태는 지난 8일부터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22개 대형건설사 공사 현장 105곳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지연된 타설 물량은 약 10만㎥ 규모에 달한다.
당초 지난 9일 노조와 레미콘 제조사는 1회당 운송 단가를 기존 7만5800원에서 8만원으로 4200원(5.3%) 인상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원 투표 결과, 68.3%가 반대하면서 합의안은 부결됐다. 노조 측은 단가 인상 규모가 물가 상승과 차량유지관리비 부담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와 제조사 간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운송거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건설현장의 차질도 커지고 있다. 레미콘은 타설 후 경화속도가 빨라 공급이 중단되면 즉시 공정이 중단되고 후속 공정까지 연쇄적으로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수도권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 관련 긴급 업계 간담회를 열고 대정부 건의에 나섰다. 건설협회 측은 “레미콘 공급 중단이 5일 이상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현장에서 공정 차질이 발생하고 있고 이번주를 넘어 다음주까지 계속된다면 일부 사업장은 전면 셧다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레미콘 공급 중단에 따른 공정 지연이 불가항력 사유인 만큼 지체상금 면책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국노총 소속 운송사업자와 계약된 현장들은 믹트럭 수급 차질로 이미 공사가 멈춰섰다”며 “골조 공사가 진행돼야 후속 공정이 이어지는데 기초 공정부터 막히니 사실상 현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건설사들은 레미콘 운송거부 사태에 대비해 핵심 설비를 선제 타설하는 등 공정을 조정한 바 있다. 하지 운송거부 사태가 길어지면서 대응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이러한 공정 지연은 공사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건설사들은 선별수주 강화 등으로 원가율 개선에 나서고 있었으나 공기가 지연되는 동안 인건비와 장비 대여료, 현장 관리비 등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되면서 현장 수익성이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건설 원가가 크게 올랐고 국내외에서 원가 상승 요인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운송거부 사태가 업계에 미치는 타격은 평년 대비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의 대응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공급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도시정비사업 등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길어지면 주택 공급 차질도 우려된다”며 “정부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근본적인 수급 안정화 정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수연 기자 / ddun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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