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생보사 부지급률 평균 30.84%…손보사는 14.07%
흥국생명, 1년 동안 19%P ↑…NH농협손보는 8.95%P 상승
‘깜깜이 의료자문’에 소비자 불신 가중…“제도 신뢰 바로 세워야”

주요 생보사 의료자문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 <그래프=CEO스코어데일리>
흥국생명의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 상승 폭이 지난 1년 동안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NH농협손해보험이 같은 기준으로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의료자문이란 보험금 지급 사유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때 보험사가 제3자인 의료전문가(자문의)에게 의학적 소견을 구하는 과정을 말한다. 보험사는 이를 통해 보험금 청구가 약관상 보장 범위에 해당하는지, 청구 패턴이나 금액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식별하여 지불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실손보험 청구 건수 증가와 비급여 항목에 대한 심사 정교화가 맞물리면서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 오름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16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국내 22개 생보사의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률(이하 부지급률)’ 평균은 2025년 하반기 기준 30.84%로, 2024년 하반기(27.84%)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주요 생보사 중에서는 흥국생명의 부지급률 상승 폭이 18.96%포인트(36.30%→55.26%)로 가장 컸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최근 부지급률 상승은 건강보험 판매 확대에 따른 청구 건수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며 “특히 모럴헤저드 가능성이 있거나 사고 내용 및 진단 결과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례를 중심으로 의료자문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한 보험금은 신속히 지급하되, 객관적 확인이 필요한 건은 공정하게 심사하고 있다. 이는 선량한 계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신한라이프(10.50%p), DB생명(7.58%p), KB라이프(6.58%p), KDB생명(3.58%p), 동양생명(3.22%p), 교보생명(1.30%p)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손보업계에서는 NH농협손보의 부지급률 상승 폭이 8.95%포인트(26.24%→35.19%)로 가장 높았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고액 보장 담보 판매 비중 확대와 정밀 의료심사 필요 건 증가로 인해 자문 실시율이 늘었다”며 “정밀심사가 필요한 건을 까다롭게 선별하다 보니 부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 AXA손보, 하나손보, 삼성화재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 소비자 신뢰 회복 위해 ‘자문의 정보 공개’ 목소리 커져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시장은 정보 비대칭성이 커 역선택이나 시장 실패가 발생하기 쉽다. 이에 보험사는 의료자문을 통해 주치의 외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을 구함으로써 이러한 비대칭성을 완화하려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이를 보험금 지급 거부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동일 질환에 대한 자문 결과가 상이한 경우가 있어 고객의 신뢰도가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이 지난해 10월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료자문에 동의한 생보사 고객 중 보험금을 전액 지급받은 비율은 2020년 38.2%에서 2025년 상반기 27.2%로 1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부지급률은 같은 기간 10.3%포인트 증가했다.
현행 표준약관상 자문의는 보험사와 고객이 합의해 선정하게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보험사가 자문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그 결과를 핵심 근거로 삼는 경우가 많다.
허 의원은 “보험사가 자문의 정체는 밝히지 않으면서, 자문 동의를 거부하면 보험금 지급 절차를 무기한 중단하는 관행이 문제”라며 “제도의 신뢰를 바로 세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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