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가 끌어올린 두산밥캣 ‘깜짝 실적’…하반기도 이어질까

시간 입력 2026-07-29 17:40:00 시간 수정 2026-07-30 06: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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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영업익 2917억·순익 1995억…컨센서스 50% 상회
관세 환급 8100만 달러 빼면 달러 영업익 21% 감소
물량 아닌 가격이 견인…성장의 질은 경쟁사에 밀려

두산밥캣 실적.<사진=구글 제미나이>
두산밥캣 실적.<사진=구글 제미나이>

두산밥캣이 2분기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늘렸지만, 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은 미국 관세 환급이라는 일회성 수익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분을 제외하면 기준통화인 미국 달러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했고, 매출 증가도 판매량 확대가 아니라 가격 인상과 원화 약세에 기댄 것이었다.

29일 두산밥캣 경영실적 분석 결과,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479억원, 영업이익은 2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2%, 42.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1.9%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63.9% 증가한 1995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컨센서스인 1905억원을 50% 넘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23일 주가는 전일 대비 8.8% 오른 6만9300원에 마감했다.

그러나 이익의 상당 부분은 본업이 아닌 일회성 요인에서 나왔다.

핵심은 관세 환급이다. 두산밥캣이 공시한 2분기 일회성 수익 8100만 달러(약 1187억원)가 영업이익에 미리 반영됐다.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그간 납부해 온 관세를 돌려받게 된 몫이다. 실제 현금 유입은 하반기 중 예정돼 있다.

이 환급분을 제외하면 회사의 기준통화인 달러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1억9500만 달러가 아니라 1억1400만 달러다. 지난해 2분기(1억4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34% 증가가 아닌 21% 감소다. 증권가에서 관세 환급 등 일회성 요인을 모두 제외하면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과 유사한 수준이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매출 증가 요인도 따져볼 대목이다. 두산밥캣이 공개한 2분기 매출 증감 분석에서 물량은 2200만 달러 감소했다. 매출을 끌어올린 건 가격 인상(7800만 달러)과 환율 효과(800만 달러)였다. 판매량 확대가 아니라 가격 인상으로 매출을 유지한 것이다.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이 4.1%인데, 원화로는 11.2%로 벌어진 것도 환율 영향이다. 약 7%포인트 차이는 원·달러 환율이 1년 새 1404원에서 1502원으로 약 7% 오른 데서 비롯됐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격차가 뚜렷해진다. 같은 IEEPA 환급을 받았지만, 본업 실적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캐터필러는 1분기 건설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고, 그 동력은 15억 달러 규모의 물량 증가였다. 존디어 역시 회계 2분기 건설·임업 부문 매출이 29% 늘고 영업이익이 48% 증가했는데, 이는 출하량 증가와 가격 실현 개선이 반영된 결과였다. 존디어도 지난 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2억7200만 달러의 IEEPA 관세 환급을 인식했으나, 이는 본업 성장에 더해진 요인이었다. 경쟁사가 물량·가격·환급으로 성장한 반면 두산밥캣은 가격과 환급에 의존했다.

제품·지역별 실적도 이를 뒷받침한다. 주력인 소형 장비는 4%, 산업차량은 2% 각각 늘었고 포터블파워는 전년 수준을 회복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유럽·중동·아프리카가 소형 장비 수요 회복과 환율 효과로 10% 성장했으나, 아시아·중남미·오세아니아는 지게차 판매 부진으로 8% 감소했다. 지역별 매출의 70%가 넘는 북미는 3% 증가에 머물렀다. 고금리 영향으로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이 더딘 탓이다.

관세 환급을 체질 개선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IEEPA 관세는 폐기됐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 직후 통상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다시 부과했다. 다만 이 조치는 최장 150일짜리 한시 관세인 데다 위법 여부를 다투는 소송도 진행 중이다.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통상법 301조에 근거한 대중국 관세는 IEEPA 판결과 별개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환급은 과거에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은 일회성 효과로 볼 수 있다”며 “미래의 관세 부담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의 반등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2분기 시스템 점검으로 하반기로 이연된 물량이 대기 중이고, 가격 인상 효과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딜러 재고가 3개월 수준으로 정상화됐고, 순현금 기조와 72.9%의 부채비율도 재무 안정성을 받쳐준다.

증권가도 이런 점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올렸다. 최근 삼성증권은 두산밥캣 목표주가를 9만2000원에서 9만8000원으로 상향하며, 해외 동종업체 대비 큰 폭으로 할인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데이터센터와 리쇼어링, 인프라 투자가 하반기 소형 건설장비 수요를 견인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두산밥캣이 그 수요를 가격이 아닌 물량으로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상반기 이연된 물량이 반영될 예정이고, 유럽과 북미에서 성장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격 인상이 됐던 부분도 계속 반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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