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 치매·장기간병보험금, 1년 새 16억 늘어…작년보다 3.9%↑
“치매머니 2050년 488조원으로 급증…보험산업 역할 확대 절실”

고령화로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치매·장기간병보험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보험금 지급 규모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보장 범위를 넓힌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치매보험은 치매 발병 시 진단비와 간병비, 생활자금 등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장기간병보험은 일상생활이 어려운 가입자의 간병비를 지원해 환자 본인과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다.
5일 보험개발원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누계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해보험사들의 치매·장기간병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421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05억원)보다 16억원(3.9%) 증가한 수치다.
보험 유형별로는 올해 1~4월 누계 기준 표준형 보험금이 400억원, 무저해지환급형 보험금이 2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무저해지환급형 보험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원에서 올해 20억원으로 33.3% 증가해 표준형(2.7%)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주요 6개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현대해상·한화손해보험) 가운데 올해 1~4월 누계 기준 치매·장기간병보험 보험금을 가장 많이 지급한 곳은 KB손해보험이다. KB손해보험은 올해 같은 기간 143억원을 지급해 전체 보험금의 3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7억원)보다는 4억원(3.2%) 감소했지만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많은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어 △삼성화재 89억원(85억원→89억원) △현대해상 51억원(50억원→51억원) △DB손해보험 47억원(41억원→47억원) △한화손해보험 27억원(26억원→27억원) △메리츠화재 18억원(18억원→18억원) 순으로 치매·장기간병보험 보험금 지급액이 많았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DB손해보험이 가장 두드러졌다. DB손해보험의 치매·장기간병보험 보험금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1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47억원으로 6억원(15.0%) 증가해 주요 6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이 같은 보험금 지급 증가는 시장 확대의 신호라기보다 치매 환자가 그만큼 빠르게 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치매 환자 2050년 229만명 전망…금융당국, 보험금 청구 제도 개선
이 같은 치매·장기간병보험 시장 확대는 고령화에 따른 치매 환자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와 맞닿아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25년 약 101만명에서 2040년 183만명, 2050년에는 229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환자의 자산인 이른바 '치매머니'는 202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6.4%에 해당하는 154조원으로 추정되며, 2050년에는 488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보험 보유계약 건수도 2023년 521만건에서 2024년 519만건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2025년 550만건, 2026년 1분기 575만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의 급증이 단순히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넘어 가족의 돌봄 부담 증가와 재산 갈등 등 복합적인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환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만큼 공적 제도로 성년후견제도가 운영되고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법원의 기능이 지원보다 감독에 치우쳐 실제 활용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요양서비스와 연계해 치매 환자의 재산과 신변을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치매 신탁’ 활성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동시에 신탁업과 요양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보험사의 역할 확대도 핵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금융당국도 치매·장기간병보험 가입자의 보험금청구권 보호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30일 ‘보험상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특정인을 기명으로 대리청구인으로 지정해야 했지만, 7월부터는 ‘무기명 대리청구인’ 제도가 도입돼 배우자나 직계존속·비속이라면 별도의 개인정보 동의 없이도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게 됐다. 치매보험 대리청구인 지정률이 2021년 26.0%에서 2026년 상반기 23.1%로 하락한 추세를 반영한 조치다.
보험사들도 상품 고도화를 통해 치매·장기간병보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AIA생명은 지난 7월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최경도치매 보장 특약을 탑재한 치매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아밀로이드 PET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고 최경도치매로 진단받으면 최대 200만원의 진단자금을 지급하며, 최신 치매 치료제인 ‘레켐비’ 치료비도 최대 3300만원까지 보장한다. 치매 보장이 중증 관리 중심에서 조기 진단과 치료 지원 중심으로 확대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치매 환자의 체계적인 재산 관리와 신상 보호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요양서비스와 연계한 치매 신탁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치매 신탁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신탁 가능한 보험금청구권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임대를 통한 노인요양시설 공급 허용 등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체계적인 치매 대응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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