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나란히 2조4000억대, 격차 137억 그쳐
두산밥캣, 관세 환급·가격 인상으로 수익성 개선
HD건설기계, 중동·아프리카·엔진으로 외형 확대
HD건설기계와 두산밥캣이 2분기 나란히 2조4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두 회사의 매출 격차는 13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HD건설기계가 2489억원, 두산밥캣이 2917억원을 기록했다. 두산밥캣은 미국 관세 환급 효과로, HD건설기계는 중동·아프리카 신흥시장과 엔진 사업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6일 HD건설기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매출 2조4342억원, 영업이익 24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8.2%, 영업이익은 91.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두 자릿수에 진입했다. 지난 1월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해 출범한 통합법인이 두 번째로 내놓은 분기 실적이다.
같은 기간 두산밥캣은 매출 2조4479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의 실적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2%, 영업이익은 42.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6%p 오른 11.9%였다. 이익 규모와 수익성은 두산밥캣이 앞섰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HD건설기계가 두산밥캣의 두 배를 넘었다.
◇관세 환급에 기댄 밥캣…해외 시장 넓힌 HD건설기계
두 회사의 차이는 성장 동력에 있다. 두산밥캣의 올해 2분기 이익 증가분 상당 부분은 미국 관세 환급과 판매 가격 인상에서 비롯됐다. 주력 시장인 북미에 실적이 쏠려 있는 데다 관세라는 정책 변수에도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실제로 두산밥캣의 아시아·중남미·오세아니아 매출은 지게차 판매 부진으로 8% 감소했다.
반면 HD건설기계의 외형 확대는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았다. 중동·아프리카 매출이 4161억원으로 51.4% 늘며 주요 지역 중 가장 컸고, 이는 유럽(3160억원)을 웃돌았다. 아프리카 금광 개발과 중동 인프라 투자가 중대형 장비 수요를 끌어올렸다. 중남미와 유럽, 한국도 각각 29.9%, 26.2%, 25% 늘며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HD건설기계의 북미 매출은 7% 증가에 그쳐 다른 지역보다 더뎠다. 북미는 두산밥캣의 최대 시장이기도 한데, 회사의 북미 매출도 달러 기준 3% 증가에 머물렀다. 고금리에 따른 주거용 시장 위축과 관세 불확실성이 양사 공통으로 수요를 제약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HD건설기계의 성장률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HD건설기계에 따르면 비교 기준이 된 지난해 2분기 실적은 투자자 편의를 위해 합병을 가정해 작성된 수치로, 외부 감사를 받지 않은 내부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당기순이익이 1년 새 10배 넘게 늘어난 것도 지난해 외환손실을 봤던 실적이 올해 이익으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일회성 요인을 빼고 다시 계산한 영업이익 증가율은 58%로, 겉으로 드러난 92%를 밑돈다. 그럼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개선된 점은 분명하다.
이 같은 착시 요인은 두산밥캣에도 있다. 두산밥캣의 2분기 영업이익에도 일회성 수익 8100만달러(약 1200억원)가 포함돼 관세 환급 등을 걷어내면 실질적인 개선 폭은 줄어든다. 환율도 공통 변수다. 두산밥캣은 달러 기준 매출 증가율이 4%로 원화 기준(11.2%)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화 약세는 HD건설기계 실적도 끌어올렸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올 2분기 말 부채비율은 91%로 지난해 말보다 낮아졌고, 순차입금은 9373억원으로 감소했다.
◇두산밥캣과 갈린 엔진 사업…하반기 군산공장이 변수
HD건설기계가 두산밥캣과 구분되는 지점은 엔진이다. 올해 2분기 엔진 부문 매출은 38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이 기간 22% 늘어난 건설기계 부문만큼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영업이익률은 15.3%로 건설기계(9.9%)를 웃돌았다.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넘어온 이 고수익 사업은 하반기 방산·발전용 엔진 양산이 시작되면 새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양산은 전북 군산공장에서 이뤄진다. 방산·발전용 엔진을 만드는 이 공장은 오는 10월 준공식을 거쳐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다. 이곳에서는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전차용 엔진과 초대형 발전용 엔진이 생산된다. 그동안 독일산에 의존해온 전차 엔진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발전용 엔진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촉발한 전력 수요로 새 시장이 열리고 있다. 전력망 확충 속도가 데이터센터 증설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추려는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이 흐름은 이미 글로벌 업체들의 실적 구조를 바꾸고 있다. 건설·광산 장비 업체인 캐터필러가 최근 전력·에너지 부문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으로 지목하고, 15년 만의 최대 규모 공장 증설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HD건설기계도 인천공장의 대형 엔진 생산능력을 키워 이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건설·산업장비에 집중하는 두산밥캣과 갈리는 대목이다.
관건은 하반기다. HD건설기계는 통합 시너지를 앞세워 2030년 매출 14조8000억원, 글로벌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세웠다. 이번 실적은 통합 첫해의 성적으로는 무난하지만, 중동·아프리카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 커졌다. 회사도 전쟁 확산 시 물류·자재 공급 차질과 신흥국 수요 둔화 가능성을 하반기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군산 엔진 신공장을 기반으로 방산·발전용 시장 대응을 강화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성장 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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