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금융당국이 전방위적으로 가계대출을 옥죄면서 시중은행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SOHO) 등 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레드오션이 된 기업대출 시장은 그만큼 점유율을 확대하기가 녹록치 않다. 때문에 은행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한 발 앞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보없는 경쟁이 벌어지는 중기·소호대출 부문을 중심으로 은행의 경쟁구도와 성장전략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신한은행(행장 진옥동)이 고도화된 계열사 협업을 바탕으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경쟁에 적극 나섰다. 계열사 간 활발한 의사소통으로 차별화된 대출상품을 개발해 실적을 확대하면서도 여신심사를 고도화해 우량자산 중심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신한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3.7% 늘어난 103조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기·소호대출은 9.8% 증가한 87조5000억 원까지 치솟았다. 전체 대출 잔액의 40.7%에 달하는 금액이 중기 자금 지원에 투입된 셈이다.
◇‘기업대출 혁신’ 앞세워 우량자산 확대
신한은행은 신한금융그룹(회장 조용병)이 추진하는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에서 기업대출체계 혁신 부문을 담당한다. 혁신금융 추진위는 국내 창업·벤처·중소기업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구성된 총괄 조직이다. 신한금융 산하 14개 그룹사 110여개 본부부에서 임직원 약 2000여명이 참여했다.
신한은행은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기업대출 비중을 담당하는 만큼 주요 정책을 이끌어가는 중책을 맡게 됐다. 정만근 신한은행 기업그룹장이 추진단장을 맡고 신한은행 기업고객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기업대출 심사체계를 전반적으로 매만질 계획이다. 아울러 신한은행 내부의 여신심사그룹, 리스크관리그룹, 영업기획그룹, 영업추진 1, 2 그룹 등이 추진위에 참여한다.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체계를 뒤바꿔놓으면 GIB사업부가 담당하는 혁신기업 투자 확대와 지주 미래전략 연구소가 담당하는 혁신성장 플랫폼 구축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GIB사업부는 창업·벤처 발굴-육성-IPO 등 선순환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프리 IPO와 스케일업 투자 등 전략과제를 추진하며 우량 기업의 탄생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고도화로 철저한 기업대출심사 구축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혁신은 이미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한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심사를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에 이관하기 위한 프로젝트 사업비로 17억2000만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RPA 적용을 마친 신한은행은 올해 2단계에서 10개 부서, 15개 과제를 중심으로 RPA를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2단계에서는 △기업여신 심사서류 이미지 첨부 △신용평가 심사 서류 △SPC 재무제표 작성 송부 등 기업대출에 필요한 부분을 추가 도입한다. 아울러 올 10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비정형 문서 자동인식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미 결실을 맺은 성과도 있다. 신한은행은 2월 기업의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점수화해 여신을 심사하는 기업여신심사시스템(CSS)을 도입했다. 신한은행 기업CSS는 은행 내외부 신용평가사가 보유한 과거 10여 년간 재무 및 비재무 데이터를 통계 분석해 모형을 만들고 표준화된 점수를 이용해 의사결정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한은행은 기업CSS에 산업진단 및 예측 시스템을 활용해 업황 변동 및 전망을 반영했고, 과거 수년 간 부실 사례를 분석한 시나리오 기반 부실진단모형을 적용하면서 정확도를 높였다.
◇우량 '중기·소호' 탄생 돕고, 대출 실적 늘리고
신한은행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금리 0.2%를 특별 인하하는 상품을 출시하며 소호대출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자영업자를 위해 △신한 SOHO사관학교 △성공두드림맞춤교실 △성공두드림세미나 등 컨설팅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3월엔 SGI서울보증, 포스코건설과 함께 중소협력업체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전자보증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업이 이 시스템을 활용해 대출을 신청하면 해당 정보가 온라인으로 서울보증보험에 접수되고, 신한은행은 온라인으로 전달된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심사를 진행한다.
4월에는 벤처, 기술형 우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지식재산권(IP) 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기업이 지닌 기술을 평가해 담보로 잡은 뒤 가치평가 금액의 60%를 대출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이 상품은 기업대출을 용이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지난해 하반기 기술금융 최고 은행으로 선정되며 고도화된 심사체계모형 마련에 탄력을 받았다. △기술금융 대출공급규모 △질적 구성 △기술기반 투자확대 정량적 평가 △기술금융 은행별 내재화 정도 등 정성평가 가운데 ‘대출 질적구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이외에 충북·경기신용보증재단과 중기·소상공인 금융지원을 위해 각각 7억 원, 65억 원을 특별출연하며 지방기업 지원도 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강화하고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미 레드오션인 기업금융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도 다각화된 전략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민석 기자 / rimbaud187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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