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라면으로 쌓은 기술로 '건강' 만든다...'비건'·'건강기능식품' 신성장동력 육성

시간 입력 2021-08-31 07:00:03 시간 수정 2021-08-30 17: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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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K-푸드, 친환경에서 미래를 찾다 ③/농심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다양한 대체육 제품으로 시장 진출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상반기 누적 매출액 350억원

농심은 지난 50여 년동안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육개장사발면과 같은 스테디셀러를 내며 라면 사업으로 입지를 세웠다. 이젠 당당히 세계 5위의 글로벌 라면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제 농심은 기존 라면 등에 이어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또 다른 먹거리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인 '비건'과 건강기능식품이 대표주자다.

올 상반기 농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2823억원, 455억8548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5.4%, 56.6%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매출이 급증했던 지난해 상반기 기저효과와 함께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신사업을 모색하고 키우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이에 맞춰 지난 7월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단순히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은 슬로건을 내세웠다. 고객의 생활 전반에 선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은 새로운 주력사업에 대한 질문에 "건강기능식이다. 콜라겐은 작년 3월 성공적으로 제품을 출시했다"며 "대체육은 조용히 준비해 오다가 올해 초 정식 출시를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최근 ‘필(必) 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라벨 없는 백산수 출시, 라면 재포장 방식 변경, 대체육 사업 추진 등 친환경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제품으로 무장한 비건 브랜드 '베지가든'

농심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체육은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친환경 먹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농심은 그간 라면의 별첨 스프에 사용하는 대두단백과 수출용 NO MEAT 라면 스프를 제조하며 비건 푸드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여기에 맛을 내는 정미소재 개발 역량을 더해 맛있는 식물성 대체육과 비건 간편식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을 사용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고기 특유의 육즙까지 그대로 구현해냈다. 

이제까지 국내 대체육 시장은 스테이크와 패티 등 양식 장르에 한정되어 있었다면, 농심 베지가든은 한식 반찬으로 활용 가능한 대체육 제품으로 차별점을 뒀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다 다양하게 대체육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농심 베지가든은 국내 식품기업 중 가장 폭 넓은 제품군을 갖췄다.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편의식, 샐러드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만두 등 30여개에 달한다.

농심은 온라인은 물론 백화점과 대형마트로 베지가든의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최근 비건 치즈제품이 베지가든 라인업에 추가됐다.

◇농심의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

농심은 지난해 3월 인체 흡수력이 좋은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했다. 알약 형태로 하루 1번 간편하게 콜라겐을 보충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피부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피부 세포에 가까운 저분자 구조로 이뤄져 흡수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국내 시판 제품 중 분자량이 가장 작은데, 콜라겐은 분자량이 작을수록 흡수력이 좋아진다.

라이필 더마 콜라겐의 주원료인 '저분자콜라겐펩타이드NS'는 농심이 자체 개발해 국내기술로는 최초로 식약처 인증을 획득한 콜라겐 성분이다. 원재료에서 맛 성분을 추출하는 효소분해기술을 활용해 현재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작은 펩타이드 수준의 콜라겐을 만들었다.

인체 적용 시험결과 4주부터 피부보습과 각질량의 개선이 확인됐고, 8주부터 피부탄력, 12주부터는 눈가주름 개선이 확인됐다. 이밖에 비타민 C, D, E와 아연, 비오틴, 셀렌도 함유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첫 제품을 출시한 이후 ‘라이필 더마 콜라겐 비오틴’, ‘라이필 더마 콜라겐 바이옴’ 등 관련제품을 선보이며 상반기까지 누적 매출액 350억원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1990년대 초부터 지속적으로 고기능성 건강식품 소재를 개발해왔다"며 "맛있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발전...'친환경' 정책을 펼치다

지난 5월 농심은 라벨이 없는 백산수를 출시했다. 무라벨 백산수는 온라인몰과 가정배송에서 판매를 시작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채널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농심은 연내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다.

▲ⓒ무라벨 백산수<사진제공=농심>

더불어 농심은 페트병 경량화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2019년 12월, 백산수 0.5L 제품의 경량화를 추진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13.5% 줄인 바 있고, 연내 2L 제품도 경량화할 예정이다. 농심은 페트병 경량화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기존 대비 440t 이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라면 비닐 재포장 방식 변경을 통한 포장지 사용량 절약도 추진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생생우동 4개 묶음 제품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농심은 이같은 전략으로 연간 2000톤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또 최근에는 큰사발면의 용기를 PSP 재질에서 종이로 바꾸고 생생우동 용기를 흑색에서 백색으로 전환해 재활용 용이성을 높이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랑 기자 / yr1116@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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