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디펜스‧레일솔루션 부문 앞세워 고속성장 중
상반기 영업익 58.8% 증가…총 수주잔고 18조9915억원
K2전차 폴란드 2차 계약‧모로코서 고속철 추가 수주 기대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중동에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덕분이다. 실제 K-방산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내며 고공행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올해 방산 수출 목표로 잡은 200억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K-방산을 이끌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4사의 중장기 전략과 수출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현대로템이 방산과 철도 사업의 쌍끌이 전략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방산 부문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철도 부문으로 기초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현대로템은 K2전차와 고속철 수주를 앞세워 올해 연 매출 4조원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8423억원, 영업이익15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58.8% 증가했다.
회사는 1분기 447억원에 이어 2분기 11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창사 이래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다.
호실적은 방산과 철도 부문이 견인했다. 현대로템은 방산 관련 디펜스솔루션과 철도차량 제작 레일솔루션, 에코플랜트 등 3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방산과 철도 부문이 수주 증가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현대로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방산이 47.9%, 철도가 36.2%를 담당하고 있다. 두 사업의 평균가동률도 방산이 107.5%, 철도가 102.4%에 달한다.
방산 부문 수출 확대는 K2전차가 책임지고 있다.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규모의 수출 기본계약을 맺은 현대로템은 180대에 대한 1차 실행계약에 이어 4분기 중 2차 추가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28대의 K2 전차를 인도한 회사는 올해 56대, 내년에는 96대를 폴란드에 보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차 계약 물량이 1차에 비해 다양한 옵션이 추가되는 만큼 1차 계약 규모인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 부문도 수주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로템이 상반기 신규 수주한 2조7491억원 중 철도 부문 수주액이 2조2123억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수주잔고 역시 상반기 18조9915억원 가운데 철도가 13조3196억원으로 70%에 달한다.
현대로템은 올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전동차 공급 사업, 이집트 트램 사업 및 보스턴 2층 객차 추가 제작 사업 등 굵직한 해외 수주를 따냈다. 지난 6월에는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유지보수 사업을 따내면서 첫 고속철 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모로코에서도 고속철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로코 고속철 사업 규모는 2조원 이상으로, 총 168량을 공급하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오는 10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내년 중 수주 계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적자를 내며 현대자동차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20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익성 개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 등에 나선지 불과 1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는 2020년부터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2조785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3조5873억원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821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10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증권가에서는 현대로템이 올해 연 매출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올해 매출 4조1500억원, 영업이익 3900억원 가량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폴란드향 K2 전차의 진행률 매출 반영 본격화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분기를 거듭할수록 사상 최대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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