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모바일 AI 상용화 원년…3개 분기 연속 1위 수성
삼성·LG, AI 가전·TV 시장 적극 공략…전년 대비 실적 개선
중국 약진으로 시장 입지 줄어…폴더블·프리미엄 TV 경쟁 심화
내년에도 AI 강화에 집중…새해 CES 2025서 청사진 제시
국내 모바일, 가전 업계도 올해 AI(인공지능) 바람이 거세게 전개됐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 두 업체가 전 세계적으로 AI 스마트폰, AI 가전 트렌드를 주도하는 선도기업 역할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를 ‘모바일 AI’, ‘AI 가전’ 상용화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AI 기능을 강화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글로벌 AI 시장 평정에 나섰다. LG전자도 고객 맞춤형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 전략을 필두로 AI 가전 사업을 확장하며 ‘스마트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에 박차를 가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스마트폰, TV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되면서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AI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가전구독 등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로 활로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모바일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사업부)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91조4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7% 줄어든 8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며 모바일 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세계 최초의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와 자체 AI 시스템 ‘갤럭시 AI’를 출시, 모바일 AI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7월에는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폴드 6를, 9월에는 갤럭시 S24 FE에 각각 AI 기능을 기본 탑재하며 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특히 갤럭시 S23 시리즈 등 기존 스마트폰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AI 기능을 지원하며,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AI 시대를 주도했다.
삼성이 갤럭시 AI를 제공하고 있는 갤럭시 스마트폰은 약 30여 종에 달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지난 7월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연내 약 2억대의 갤럭시 기기에 갤럭시 AI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바일 AI 전략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스마트폰 선두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세계 첫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가 흥행을 주도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갤럭시 S24 시리즈의 9개월 누적 판매량은 2829만대로, 전작인 S23 시리즈(2506만대) 대비 400만대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거세지면서,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가 집계한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p 하락한 19%다. 같은 기간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며 18%의 점유율로 삼성을 바짝 추격했다.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 기간 동안 샤오미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 오포의 출하량은 8%씩 성장했다.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 중인 폴더블폰 시장에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었다. 폴더블폰 전체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화웨이의 약진으로 점유율이 줄어든 영향이다. 같은 기간 화웨이의 출하량은 23%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VD(영상디스플레이)·생활가전사업부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42조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9.2% 증가한 1조5500억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LG전자의 H&A(생활가전) 사업부와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합산 실적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36조65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9.3% 늘어난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올해 TV, 생활가전 등 가전 사업 전 분야에서 AI 기능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AI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와 2024년형 ‘비스포트 AI 하이브리드 냉장고’를 출시했으며, LG전자는 고객맞춤형 ‘공감지능’ 전략을 앞세워 AI 기술이 담긴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 에어컨,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등을 선보였다.
연초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2024년형 네오 QLED 8K’에는 역대 삼성 TV 프로세서 중 가장 높은 성능을 지닌 ‘NQ8 AI 3세대’가 탑재됐다. LG전자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신제품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 시리즈는 AI 성능이 향상된 ‘알파11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다만 가전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K-가전업계의 입지가 다소 축소됐다. 특히 삼성과 LG가 주도하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판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 점유율은 전년 동기(43%) 대비 13%p 하락한 30%에 그쳤다. LG전자도 전년 동기(20%) 대비 4%p 하락한 1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 순위는 중국 하이센스와 TCL에 밀려 4위로 미끄러졌다.
이재혁 카운트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이미 일반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제는 한국과 일본 기업이 주도했던 프리미엄 TV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확대함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모바일, 가전시장은 글로벌 사업자간 경쟁심화, 수요 둔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AI 역량 강화에 집중하며 시장 경쟁력 제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새로운 AI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경험과 혁신의 확장(AI for All:Everyday, Everywhere)’을 주제로 홈 AI 전략을 공개한다. 또한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공감지능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Life's Good)’을 주제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될 차세대 운영체제(OS) ‘원 UI 7’의 베타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원 UI 7은 AI에 최적화된 프레임워크를 통해 보다 강력해진 갤럭시 AI 경험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각 앱 별로 지원되던 텍스트 요약, 맞춤법과 문법 검사 등 생성형 AI 기반의 텍스트 편집 기능들을 프레임워크 단에서 지원하도록 통합했다. 또 통화 내용을 글로 옮겨주는 ‘텍스트 변환(Call Transcript)’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사용자가 해당 기능을 설정해두면 번거로운 과정없이 자동으로 통화 녹음이 글로 기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타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사용자 피드백을 분석·보완해 원 UI 7 정식 버전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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