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 속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수익성 급감
포스코, 4개월간 공장 두 곳 폐쇄…현대제철도 포항2공장 가동 중단
내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장벽으로 中 저가 공세 심화 우려

‘산업의 쌀’로 불리는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업계가 올해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글로벌 경기 불황 속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문을 닫는 공장까지 생겨났다.
내년에도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에서 수입된 후판은 115만7800톤으로 지난해 수입량 112만2774톤을 이미 넘어섰다. 2022년과 비교하면 80.5%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 1~9월 조강 생산량, 4764만톤…14년 만에 ‘최저’
반면 9월까지 누적 기준 국내 조강(쇳물) 생산량은 4764만톤으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호황기 90%에 육박하던 공장 가동률은 3분기 기준 포스코는 85%, 현대제철은 84.2%까지 하락한 상태다.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포스코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어 11월 포항 1선재공장을 전격 폐쇄했다. 1979년 2월 28일 가동을 시작한 포항 1선재공장은 45년간 누적 2800만톤의 선재 제품을 생산해왔다. 1선재에서 생산한 선재제품은 못, 나사,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약 2억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선재시장의 실제 수요가 0.9억톤에 불과하자 회사는 결국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1선재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다.
◇포스코, 3분기 영업익 전년比 40% 감소…현대제철도 77% ‘뚝’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 제철소는 지난해 중국 내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1억3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제철도 최근 제강·압연 공정을 진행하는 포항2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10∼20% 수준으로 떨어지자 회사 측은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폐쇄를 결정했다. 다만, 이후 노사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양사의 실적도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이 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했고, 현대제철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77.5%나 쪼그라들었다. 3분기 누적으로 살펴보면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1조33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 감소했고, 현대제철도 2053억원에 그치며 80% 가량 급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 <사진제공=포스코>
◇내년 트럼프 2기 출범으로 中저가 공세 심화 가능성↑
문제는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이 세우고 중국을 글로벌 무역 구조에서 배제할 경우, 자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각국으로 쏟아지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관세부과 및 수입쿼터 축소 가능성도 존재한다.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한국산 철강재에 부과된 수입쿼터제 비율(연평균 대미 수출량의 70%)이 더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건설·자동차 등 철강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인도 푸네에 연간 23만톤 생산이 가능한 스틸서비스센터(SSC)를 착공,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지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철강업종은 중국 철강 수요 회복 여부와 미국의 철강 무역 장벽 강화 여부가 중요한데 현시점에서 내년 중국 철강 수요 회복에 대한 시장 확신은 부족하다”며 “중국 내 전망은 2025년 자국 철강 수요가 올해 대비 1~2% 감소할 것이라는 시각이 대부분”이라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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