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생존기] ②보험업계, 포토폴리오 재편·자본확충·투자처 선회 ‘몸부림’

시간 입력 2025-04-11 17:10:00 시간 수정 2025-04-11 15:5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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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관세 충격으로 경기침체 우려 ↑…저금리 고착화 우려
보험사, 건전성 방어 위한 자본 확충·상품재편·조직 체질개선 나서
규제 완화 움직임, 조기 대선으로 정책 연속성 의문…협의 창구 필요

저금리는 차입 비용을 낮추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지만, 투자 수익률 감소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또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로 인한 비용 상승과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려는 자금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저금리를 활용해 부채를 관리하고 투자를 다각화하는 데 금융기업의 선도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경제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려는 한국 금융계의 노력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세계 거시경제 환경 변동성이 커졌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주로 내세우고 있는 관세 강화 등 보호무역주의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오는 17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2.75%) 동결을 전망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으로 성장률 하락이 예상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0.25%포인트) 가능성도 열렸다. 올해 2월 한국은행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1월 전망 1.9%에서 0.4%포인트 낮춘 1.5%로 제시했다.

이로 인해 보험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성장 전망이 어두운 데다 새 보험회계제도(IFRS17)가 부채 측정 시 현재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 금리 인하를 즉각 반영하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은 보험 산업의 건전성·수익성·성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저금리’ 생존 몸부림…상품 구조변경·대체투자 확대 나서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저금리에 따른 보험사 건전성 부담이 확대하는 가운데 킥스비율 하락 우려가 부각되고 자본 조달 니즈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성 측면에서는 보험계약마진(CSM) 성장률 둔화가 상각액 감소로 이어지며 보험손익 증가세가 약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생명보험사 운용에 타격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는 보통 고객에게 일정 수준의 확정 이자를 약속한 상품을 팔았는데, 시장 금리가 이보다 낮으면 운용 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때문에 저금리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생존 노력이 절실한 상횡이다.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역마진 우려가 있는 확정금리형 상품 축소가 불가피해 졌다. 예전처럼 3~4%대 고금리 상품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그 대안으로 일부 생보사는 확정금리형 상품을 대체할 변액보험 상품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변액보험은 투자 성과에 따라 수익을 얻는 상품으로, 보험사는 상품 리스크를 줄이는 반면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 

또 금리 영향을 적게 받는 사망·질병·상해 등을 보장하는 상품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부동산·인프라·사모펀드 같은 비전통 자산에 대한 대체투자를 확대하고, 해외로 눈을 돌려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장기 채권 비중을 축소하거나 금리 리스크 헷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판관비 절감도 저금리 생존법에 속한다. 보험 업계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분석·리스크 관리·보험 사기 탐지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또 비대면 채널 확대해 설계사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반복 업무를 자동화해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재무건전성 확보 차원의 자본 확충, 배타적 사용권 경쟁 나서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올해 저성장·저금리·고환율 환경이 보험산업의 자본과 유동성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실제 자본관리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으로 거론된다.  보험사들은 킥스비율(K-ICS) 하락 방어를 위해 자본 발행에 힘쓰고 있다. 킥스비율은 보험사가 일시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 건전성을 나타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7배 증가한 8조655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해상, 한화생명, NH손보 등 주요 보험사들은 올해 대규모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삼성생명 역시 자본 발행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보험사들은 성장성을 높이기 위해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특정 상품을 일정 기간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로, 신상품 개발 이익을 보호한다. 당국은 배타적 사용권 기간을 기존 3~12개월에서 6~18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는 저금리 위기를 극복하려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킥스비율 체계에 맞춘 규제 정비 등 제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금융위원회는 신지급여력비율(K-ICS)의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기본자본 강화와 비율 기준 합리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번 행정부가 50일 남짓 남은 상황인 만큼 정책 연속성은 장담할 수 없다는 데 문제점이다. 저금리 경영난을 타계할 보험 업계 고충을 협의할 대안 창구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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