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부채비율 1800% 육박…대명소노 운영 부담 커지나

시간 입력 2025-05-07 07:00:00 시간 수정 2025-05-07 09: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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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채비율 1798.9%…전년 대비 1081.9%p↑
500대 기업 중 세 번째로 높아…리스비·부채 증가 탓
유럽 취항 이후 수익성 뚝…대명소노, 운영 집중 지속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이 1000%를 다시 넘어섰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럽 노선 일부를 이관받아 운항하며 수익성이 악화한 탓이다. 티웨이항공 운영에 집중하는 대명소노 입장에선 티웨이항공의 항공기 추가 도입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2024년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53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798.9%로 2023년(717%) 대비 1081.9%포인트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를 넘어선 것은 2022년(1655%) 이후 2년 만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효성화학을 포함하면 500대 기업 중 한성자동차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2319.6%에 달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긴 기업은 5곳으로 효성화학, 한성자동차, 티웨이항공, 삼성전자서비스, 아시아나항공 등 순이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부채총액을 자본총액으로 나눈 값이다. 부채가 자본보다 많으면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증자 등으로 자본이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안정적인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본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부채는 1조48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4%(3534억원) 증가했고, 자본은 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52.4%(-749억원) 급감했다. 2023년 부채가 1조12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1436억원) 증가하고, 자본이 1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5%(977억원) 급증한 것과 대비된다. 자산의 경우 2022년 1조425억원, 2023년 1조2839억원, 지난해 1조5624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사진제공=티웨이항공>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사진제공=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은 항공기 리스 비용 상승과 환율 상승에 따른 부채 증가 등이 꼽힌다. 지난해 평균 환율이 전년 대비 약 56원 높아진 1365원을 기록하면서 임차료, 정비비 등 달러로 지출하는 비용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기재 도입과 사업량 증가로 인한 리스 비용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채 증가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승인 조건으로 인천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스페인 바르셀로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운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 B777-200ER 2대를 들여와 유럽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문제는 기존 중·단거리 노선에 더해 장거리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와 영업 비용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악화한 점이다. 항공기의 연료비와 리스료 등을 포함한 티웨이항공의 매출원가는 연결 기준으로 2023년 1조963억원에서 지난해 1조4025억원으로 27.9%(3062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익성을 가늠하는 매출원가율 역시 81.3%에서 91.3%로 10%포인트 상승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 1조5367억원, 영업손실 12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13.9% 증가해 2010년 창사 이래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영업이익은 2023년(1394억원)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607억원으로 2023년 당기순이익 991억원을 기록했던 데서 적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이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22년(1050억원) 이후 2년 만이다.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항공기.<사진제공=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를 통해 항공업 진출을 노리는 대명소노로선 티웨이항공의 수익성 악화는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의 지주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26일 티웨이항공의 기존 최대주주인 예림당과 예림당 오너일가가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주식 전량 총 5234만주(지분율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해 지분 54.79%를 확보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월 초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며,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다만 자료 보완에 드는 기간은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이른 시일 내에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보유 중인 또 다른 LCC인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전량을 처분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일 JC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 1호 유한회사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22%(6285만6278주) 전량을 타이어뱅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JC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22%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를 581억원에 인수했다. 또 잔여 지분 11%를 오는 6월 이후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이번 지분 매각 가격은 인수 가격인 주당 1600원에서 소폭 오른 주당 1900원이다. 지분 전량 매각 규모는 1200억원가량이다. 양측은 이번에 옵션 실행을 유예하고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거래 종결일은 오는 9월 말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거래를 통해 항공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티웨이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한 소노인터내셔널은 국내 항공사 중 대형 항공사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미주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장점을 가진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티웨이항공도 오는 7월 캐나다 밴쿠버 노선 신규 취항을 시작해 앞으로 미주 노선 확대 운항이 가능하다”며 “티웨이항공의 항공 사업 운영과 중장기 성장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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