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재편] ②‘통합 진에어’ 업계 1위 유력…제주항공·티웨이 ‘비상’

시간 입력 2025-06-24 07:00:00 시간 수정 2025-06-23 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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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매출·기단 등 선두 노려
제주항공, 현금 창출력 ‘뚝’…밸류업 플랜 적신호 켜져
티웨이, 새 주인으로 대명소노 맞아…경영 정상화 시급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합병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으며 인수 후 통합(PMI)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유일의 대형 항공사(FSC)로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도약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핵심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인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계열 저비용 항공사(LCC) 간 통합에도 탄력이 붙었다. 대한항공 계열 LCC인 진에어를 중심으로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한 ‘통합 진에어’를 앞세워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게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는 국내 항공산업 재편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통합 LCC’가 현재 직면한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 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는 단숨에 ‘메가 LCC’로 도약할 전망이다. 이는 곧 ‘통합 진에어’와 제주항공·티웨이항공 간 삼파전 구도로 대표되는 국내 LCC 업계의 판도 변화를 뜻한다. 인수합병(M&A)을 저울질 중인 제주항공과 대명소노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티웨이항공 모두 한발 빠른 밸류업(Value up·기업가치 제고) 플랜 가동이 필요하게 됐다.

◇‘LCC 1위’ 노리는 ‘통합 진에어’…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조7950억원으로 제주항공(1조9358억원)과 티웨이항공(1조5368억원)보다 많다. 매출 규모만 놓고 보면 진에어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흡수하며 제주항공이 보유한 ‘LCC 1위’ 타이틀을 가져오게 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통합되면 보유 기단도 압도적인 1위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LCC의 기단 수는 제주항공 41대, 티웨이항공 38대, 진에어 31대, 에어부산 21대, 이스타항공 15대, 에어서울·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각 6대, 에어인천 4대 등 순이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의 기재를 더하면 58대로 LCC 총 기단(168대)의 35%에 육박한다.

이들 3사가 올해 들어 확보한 여객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선과 국제선에서 총 1107만7258명을 실어 날랐다. 같은 기간 국적 항공사 10개사가 기록한 총 여객(4935만5876명)의 22.4%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 3사는 아시아나항공(875만9361명)보다 많은 수송 실적을 올렸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과 비교하면 국내 LCC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체감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LCC 8개사의 여객 수는 총 2767만4067명인데, 이 중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0%에 달한다.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629만7887명)보다도 약 478만명 더 많으며, 3위인 티웨이항공(608만7848명)보다 499만명가량 웃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자회사로 편입한 아시아나항공을 독립 회사로 운영하다가 내년 말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계열 LCC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에어서울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화학적 결합을 병행하며, 대한항공이 마련한 LCC 3사 통합안은 이르면 2027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국내 LCC 업계의 재편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올해 1~5월 누적 기준 LCC 시장에서 제주항공의 여객 점유율은 22.8%로 지난해 말 대비 2.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이 기간 진에어는 22.5%로 0.9%포인트 상승했고, 티웨이항공도 22%로 2%포인트 높아졌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말 무안공항 사고 이후 운항 스케줄을 조정한 영향이 분명 있지만, 진에어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업계 1위와 2위 간 격차가 지난해 말 3.6%포인트에서 불과 5개월 새 0.3%포인트로 좁혀진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제주항공, 밸류업 플랜 ‘적신호’…티웨이는 ‘정상화’ 시급

국내 LCC 업계의 절대강자로 오랜 기간 군림해 온 제주항공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현금 창출력이 급격히 약화하면서 당초 계획했던 밸류업 플랜에 적신호가 켜진 탓이다. 실제 제주항공의 올해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52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1187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동계 운항편 축소로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에만 240억원의 순손실을 내기도 했다.

향후 여객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제주항공은 동계에 이어 하계 운항편도 감축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3월 30일부터 오는 10월 25일까지 월평균 주 746회를 운항해 1년 전보다 주 24회씩 감편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증권가는 제주항공의 올해 연간 적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영업손익은 -4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2년(-1775억원) 이후 3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제주항공의 재무 체력이 흔들리면서 지난해 12월 내놓은 ‘기업가치 제고계획’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 계획은 2027년까지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25%·주가순자산비율(PBR) 3배, 별도 기준 배당성향 35% 달성과 시가총액 1조3000억원 돌파를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제주항공은 일단 노선 다변화와 기단 현대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B737-8 3·4호기를 구매 도입했으며, 현재 보유 항공기는 42대다. 제주항공은 운용 항공기를 B737-800NG에서 B737-8로 전환하며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2018년 11월 보잉과 B737-8 50대에 대한 구매 계약 체결로 신규 항공기 물량을 확보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2030년까지 기단 현대화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해 평균기령을 5년 이하로 낮출 것”이라며 “운용 방식 변화를 통한 체질 개선으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M&A를 통한 외형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M&A에 대한 필요성은 지난해 7월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CEO 메시지에서 직접 언급한 사안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투자 여력이 매우 위축된 상태”라면서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애경산업을 매각한 뒤 발생하는 자금을 활용한다면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대명소노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티웨이항공은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10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티웨이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을 받으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기존 호텔·리조트 사업과 항공 사업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오는 24일 열리는 티웨이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선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을 포함한 9명의 신규 이사회를 꾸릴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35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상장 LCC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하반기 유럽 노선 취항에 따른 대형기 도입과 인력 확충으로 고정비가 늘어난 부담이 컸다. 올해 1분기 매출원가율도 98%로 전년 동기 대비 24%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진에어(78.1%)와 제주항공(97.4%)보다 높은 수치다. 장거리 노선 운영 자체가 많은 투자를 요구하는 만큼 대명소노그룹의 자금 지원 등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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