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 보험사]② ‘돌봄 시대’ 선도 나선 KB라이프…시니어 시장 판 키운다

시간 입력 2025-07-04 07:00:00 시간 수정 2025-07-03 14:56:2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치매보험부터 실버타운까지’ 생보업계 요양서비스 경쟁 돌입
KB골든라이프케어 급성장…영업이익 4배, 자산도 증가세
상품·디지털·시설까지…민간최대 ‘토털 시니어 케어’ 청사진 제시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면서 ‘초고령 사회’ 부작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중 60세 이상 치매 환자 수가 올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회 경제적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보험사들은 ‘초고령화 대응’에 무게 중심을 두고 치매와 요양 리스크 해결에 분주한 모습이다. 보험업계의 요양사업 성공 필요조건을 KB라이프 사례를 통해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 환자 수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이 요양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30년 142만 명 수준인 치매 환자는 2050년 315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시니어 고객의 건강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요양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KB라이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하나생명까지 요양사업 자회사 설립에 나서면서, KB라이프·신한라이프·하나생명 간 삼각 구도 속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고유의 영업력과 브랜드 차별화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는 가운데, KB라이프는 선제적으로 시니어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은 단순한 외연 확장이 아니다.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보험사는 맞춤형 보험상품과 요양서비스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요양서비스는 향후 보험사의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이르면서 공공 요양시설의 부족 문제와 민간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생명보험사의 요양서비스 확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 시니어 시장 ‘빅뱅’… KB라이프, 요양사업 신성장 엔진 가동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중심으로 요양사업 기반을 확대하며 생명보험업과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16년 11월 금융권 최초로 설립된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영업이익은 147억 원으로, 전년(33억 원) 대비 114억 원(34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는 1514억 원에서 1677억 원으로 10.7% 성장했다. 업계는 이 같은 성장이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 구성과 체계적인 시설 운영,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도입 등에 기반한다고 분석했다.

이달 초 KB라이프는 요양사업 확대 및 신사업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KB골든라이프케어에 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요양사업 관련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면서 KB라이프의 부동산 위험액은 2023년 대비 약 39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성장세는 KB라이프의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KB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694억 원으로, 전년(2341억 원) 대비 15.1% 증가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증가의 주요 요인은 치매간병보험 등 신계약 매출 확대와 사업비 절감 효과”라며 “올해는 요양사업 주도권을 확실히 확보하고, 우량 투자자산 매집을 통해 안정적인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19일에 문을 연 ‘KB라이프골든케어 은평 빌리지’ 전경. <사진=KB라이프>

◇ 토털 시니어 라이프케어 솔루션…“새로운 돌봄 패러다임 될 것”

KB라이프는 상품 측면에서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KB 행복한약속 치매간병보험 무배당(해약환급금 일부지급형)’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초기 치매부터 중증 치매까지 폭넓은 보장을 제공하며, 간병비와 생활자금, 입원비 등을 지원해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올해 4월에는 ‘KB 딱좋은 요즘 건강보험’을 선보이며, 만성질환과 고액의료비 등 고령 고객의 일상화된 어려움을 반영했다.

시설 운영 측면에서도 KB라이프는 KB라이프골든케어를 통해 실버타운 1개소, 요양원 3개소, 주간보호시설 3개소를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19일 개소한 ‘은평 빌리지’를 시작으로, 오는 8월 광교, 10월 강동 등 신규 요양시설 개소도 예고돼 있다. 이로써 민간 요양사업 전문사 중 최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 서비스 부문에서도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KB건강매니저’는 진료 및 투약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으며, 건강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중대 질환 예측도 가능하다. 올해 3월에는 AI 기반 영양제 분석과 비급여 병원비 비교 기능을 추가하며 서비스를 리뉴얼했다.

연내에는 요양·돌봄 정보를 통합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 시니어케어 요양돌봄컨설팅’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요양정보·돌봄지수 체크·요양상담·요양기관 찾기 등 네 가지 핵심 기능을 통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며, 시니어 고객과 가족의 정보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B라이프 관계자는 “지금은 어르신들의 편안하고 존엄한 삶을 지켜야 하는 ‘돌봄 시대’”라며 “단순한 보험 서비스를 넘어, 토털 시니어 라이프케어 솔루션을 통해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KB라이프의 행보는 KB금융그룹 내 계열사 간 연계 시너지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 시니어 고객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시니어Biz 전략 수립,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패키지 개발, KB골든라이프센터 운영, 시니어 고객 전용 통합 플랫폼 단계적 구축 등을 진행하면서 계열 간 협업을 한층 더 강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관련기사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