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청년 직원 비중 ‘뚝’…기업은행, 20대 직원 비중 한 자릿수

시간 입력 2025-07-17 17:50:37 시간 수정 2025-07-17 17: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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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은행 20대 임직원 수 4076명…전체 직원수 대비 9.90% 수준
기업은행, 20대 임직원 비중 13.40%→8.50%…산정기준 변경 탓

은행권의 20대 임직원 수 비중이 최근 3개년간 지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올 상반기 신규 공개채용 인원을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인 가운데, 기존에 있던 직원들의 나이는 지속 증가하며 청년 직원 비중이 줄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여기에 20대 청년들의 취업 준비 기간이 길어지는 등 청년층의 취업 준비 양상이 보다 다양해진 점도 20대 임직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대표 조원만)가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2025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67곳을 대상으로 2022~2024년 연령대별 임직원 수 및 비중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은행 3곳(신한·우리·IBK기업은행)의 사회 초년생인 20대 임직원 수는 407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전체 임직원 중 20대 직원의 비율은 9.9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은행권의 청년 고용 비중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은행 3곳의 20대 임직원 수는 2022년 5070명에서 2023년 4420명으로 줄어들더니, 2024년에도 4076명까지 줄었다. 이에 따른 전체 직원 대비 20대 직원 비율도 2022년 12.30%에서 10.90%, 2024년 9.90%로 3개년 만에 2.40%p(포인트) 가량 줄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모든 은행들의 20대 임직원 수 비율이 줄어들었으나, 특히 IBK기업은행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IBK기업은행의 20대 임직원 비율은 13.40%로 3개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23년 9.40%로 줄더니, 2022년에는 8.50%까지 축소되며 3개년 만에 4.9%포인트 줄었다. 3개 은행 중 20대 직원 비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곳은 기업은행이 유일했다.

이는 IBK기업은행의 20대 임직원 수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2022년 20대 임직원 수는 1845명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3년 1287명으로 급감하더니, 2024년에도 1150명으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IBK기업은행은 직원의 연령 산정 방식이 변경되며 20대 임직원 수 역시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직원의 연령 산정 방식이 만 나이에서 해가 지나면 나이가 1살 늘어나는 연 나이로 산식이 변경됐다는 것이 골자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2022년에서 2023년으로 넘어가는 당시 직원 연령 산정 방식이 기존 만 나이에서 연 나이로 바뀌며 산정 방식 자체가 달라진 영향”이라며 “산정 방식 변경 당시 만 나이로는 20대였던 직원들이 30대로 적용되는 직원이 많았던 만큼, 20대 임직원 수 비중 축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또한 20대 임직원수가 줄었다. 먼저 우리은행의 지난해 20대 임직원 수는 1556명으로, 2022년 1763명 대비 11.74% 줄었다. 신한은행의 20대 임직원수 또한 6.29% 감소한 1370명을 기록했다.

다만 2개 은행의 경우 전체 직원 대비 20대 임직원 수의 비중이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었다. 먼저 우리은행의 전체 임직원 수는 1만4335명으로, 이 가운데 20대 임직원 수는 전체의 10.90%에 달하는 1556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대 직원 비중은 2022년 12.70%에서 1.8%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1만3085명 중 10.50%에 달하는 1370명의 청년 직원을 두고 있었다. 신한은행의 20대 임직원 비중은 역시 2022년 10.70%를 기록했으나, 2개년간 0.3%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은행권의 20대 직원 비중이 줄어드는 점은 은행권의 고용 문턱 자체가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공개채용 예정 인원은 총 540여명으로, 지난해 상반기(1060명)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올해 상반기 채용분까지 앞당겨 소화하면서 올 상반기에는 별도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채용 자체도 줄어들며 고용 문턱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은행권에서 채용을 한다고 하면 기존 3~400명씩은 뽑았지만 최근에는 채용 인원을 줄이고 있고, 어린 직원들의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 기존에 있던 직원들은 나이가 들며 20대 직원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취업이 늦어지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이 대학을 오래 다니는 만큼 전반적인 취업이 늦어지는 분위기도 20대 임직원 비중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많은 청년들이 학업이나 자격 취득, 인턴십, 사회경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 기간을 갖는 경우가 늘면서 실제 입사 시점의 연령대가 예년보다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권 신규 채용 중 일부 전문직군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경력이나 전문성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자연스럽게 30세 이상 입사자의 비중이 높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권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역량 중심의 채용을 지속하고 있으며, 30세 미만 인력 역시 매년 꾸준히 입사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연령 구성의 변화는 이러한 종합적인 요인의 반영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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