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선 맞수 대결下] HD현대·한화, 美 해군 함정 건조로 새 기회 찾을까

시간 입력 2025-08-21 07:00:00 시간 수정 2025-08-21 08: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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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현재 함정 296척에서 오는 2054년 381척까지 늘릴 계획  
협력 확대 위해 존스법 및 번스·톨레프슨 수정법 개정 등 규제 완화 시급
미 조선업, 이미 붕괴된 생태계…시너지 효과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의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에 속도가 붙으면서 함정 건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미국이 현재 상선이나 군함을 자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간한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보유 중인 296척의 함정을 오는 2054년까지 381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미국 의회 예산처는 신규 함정 조달에 2054년까지 연평균 약 300억달러(42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생태계가 붕괴된 미국 조선업 역량으로는 이를 독자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선 미국 정부의 규제(존스법, 번스·톨레프슨 수정법) 완화가 뒤따라야 한다. 미국은 100여 년 전부터 자국 연안을 오가는 선박은 미국 내 조선소에서만 건조돼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군함의 건조와 수리는 미국 조선소에서만 해야 한다는 법률도 존재한다.

함정의 보수나 정비 역시 현재로선 미국을 모항으로 하지 않는 함정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최근 약 1년간 미 해군 함정 MRO를 각각 1건과 3건 수주했는데 모두 일본이 모항인 미 7함대가 발주한 사업이었다. 결국 현행법상 국내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하는 건 불가능한 셈이다.

이소영 국방부 제2지역군사법원 군판사는 최근 ‘미 함정 시장으로의 효과적 진출을 위한 미국의 함정 건조 및 MRO 관련법’ 분석 논문을 통해 “현행 법제 하에서는 한국 조선소에서 미국 함정을 건조하도록 하는 계약을 직접 체결할 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행인 점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조선업 진입을 막던 장벽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에드 케이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과 제임스 모일런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난 5일 미국이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1920년 제정한 존스법을 개정하는 ‘상선 동맹국 파트너십’ 법안을 발의했다. 동맹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개조할 경우 기존 50% 수입 관세를 면제해주고, 동맹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의 조건부 미국 연안 운송 허용 등 예외 적용 조항을 신설하는 게 골자다.

이 판사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로비가 필요하다. 한국 조선업체가 미 함정 건조를 담당하는 것이 미국에도 유리하다고 어필해야 한다”며 “미국 법령 전문가를 육성해 법안 단계별로 한국 정부가 할 일이 무엇인지를 조언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선 미 해군 함정 신조 시장이 열리게 되더라도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급망 인프라와 숙련 노동자 부족 등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하는 탓에 한국이 기술과 자본을 투자하더라도 실익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최근 글로벌 조선업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1위 조선업체인 중국선박집단유한공사(CSSC)는 2위 업체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CSIC)을 흡수합병했다. 이에 따라 세계 조선 시장의 17%를 차지하는 ‘공룡 조선사’가 탄생하게 됐다. 일본 1위 조선사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도 합병 절차에 돌입했고, 일본 정부는 자국 조선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 1조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조선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과의 조선업 협력은 새로운 기회 측면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MRO 사업 자체는 수익성이 낮지만 이를 토대로 한 신규 함정 건조를 위해 정부와 함께 대응하며 실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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