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생존전] ② ‘올·다·무’에만 쏠린다… 불황 속 소비 양극화

시간 입력 2025-09-25 07:00:00 시간 수정 2025-10-01 15: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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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불황에도 매출 급증…‘올다무’ 소비집중 현상 갈수록 심화
타임빌라스·스타필드·커넥트현대…차세대 점포엔 꼭 있어
유통 판도 흔드는 올다무, 기업가치 10조원 돌파 …‘영향력 확대’

[편집자주] 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업계가 CJ올리브영이나 무신사, 다이소 등과 같은 브랜드를 입점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이들 브랜드 입점 여부에 따라 기업 매출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인기 브랜드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이 호황을 맞으면서 전통적인 유통업계가 자신들의 매장 일부를 내어주는 임대업자로 전락한 것이다. 이번 기획에서는 변화된 국내 유통시장과 불황이 불러온 소비 양극화를 짚어보고, 경쟁력을 잃고 있는 유통업계의 생존방안 등을 모색해 본다.<편집자주>

요즘 유통점들이 임차인으로 가장 모시고 싶어하는 브랜드는 일명 ‘올다무(올리브영·다이소·무신사)’다.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 속에서도 고객들이 이곳 매장에서는 기꺼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백화점·대형마트·쇼핑몰 같은 전통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이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매출 방어 성패가 갈리고 있다.

◇불황 속에서도 매출 수직상승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의 실적 곡선을 보면 최근 소비 집중 현상이 얼마나 뚜렷한지 알 수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리브영의 매출은 2020년 1조9000억원에서 2024년 4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다이소는 같은 기간 2조4000억원에서 3조9700억원으로 성장했고, 무신사 역시 3300억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 전방위적으로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 브랜드는 오히려 불황의 수혜주처럼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손님을 끌어들이기 때문에, 유통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없어서는 안 되는 카드가 된 셈”이라며 “올리브영은 K뷰티 플랫폼으로, 다이소는 가성비로, 무신사는 트렌디한 패션으로 각자의 포지션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일산점에 입점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사진제공=무신사> 
스타필드 마켓 일산점에 입점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사진제공=무신사> 

◇대형 유통점의 ‘앵커 테넌트’

이 같은 변화는 유통사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최근 문을 여는 대형 점포들은 올다무를 반드시 입점시키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수원점,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 신세계사이먼의 ‘더에스몰’ 등은 모두 이 세 브랜드를 앵커 테넌트로 확보하며 집객력을 강화했다. 

소비자들이 ‘어느 쇼핑몰이냐’보다 ‘올다무가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소비 행태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3사의 숍인숍, 테넌트 매장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주요 상권에 이미 단독매장을 확보한 올리브영은 몇 년 전부터 대형 복합몰 입점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다이소의 경우 2020년 전체 매장 1592개 중 테넌트는 253개로 15.9%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전체 1920개 중 320개(추정)로 16.7%까지 상승했다. 완만한 증가세지만 주요 상권에 다이소가 필수 입점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신사의 오프라인 역점 사업인 무신사 스탠다드의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가두점(단독 매장) 중심으로만 운영돼 테넌트 매장이 한 곳도 없었지만, 2024년부터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2024년 전체 19개 매장 중 12개(63.2%)가 테넌트였고, 올해 9월에는 29개 중 22개(75.9%)로 급증했다. 불과 2년 만에 무신사가 오프라인 전략이 테넌트 중심으로 바뀌었다.

경기도의 한 롯데마트 점포 <사진=김연지 기자>
경기도의 한 롯데마트 점포 <사진=김연지 기자>

◇‘올다무’ 쏠림, 유통 패러다임 바꿔

올다무 쏠림은 단순한 소비 집중 현상을 넘어 국내 오프라인 업계의 구조를 바꾸고 있다. 최근 추정치에 따르면 올리브영(약 5조원), 다이소(작년 초 1조5000억원, 현재 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 무신사(3조9600억원) 3사의 기업가치 합산액은 최소 10조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이는 롯데쇼핑(1조9900억원), 신세계(1조8750억원), 현대백화점(2조117억원) 등 유통 빅3 상장사 시가총액 합산액 7조 6767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결과적으로 유통사의 역할은 단순 판매자에서 브랜드를 끌어오는 플랫폼·임대 사업자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의 집객력과 상품 기획력이 점포 매출을 좌우하면서, 유통사 전략 자체가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접어든 것 같다”며 “현재의 올다무 쏠림이 끝난다 해도, 이제 유통사들에게 핵심 과제는 ‘다음 올다무’를 찾는 것이 됐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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