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 ⑩이커머스 시장, ‘신뢰’가 경쟁력 된다…쿠팡 사태가 바꿔 놓은 판

시간 입력 2025-12-24 07:00:00 시간 수정 2025-12-24 17:37:28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국내 중소 플랫폼 고전 속 중국계 이커머스 진출 활발했던 해
업계 1위 쿠팡 연매출 50조원 앞두고 개인정보 유출 대형 악재
쿠팡 사태로 네이버 반사이익…“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가 관건”

올해 이커머스 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중소 플랫폼의 위기와 대형 플랫폼 리스크가 동시에 불거졌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거치며 2026년 이커머스 시장의 화두가 ‘성장’에서 ‘신뢰’로 이동하고 있다.

◇팬데믹 투자 후유증 가시기도 전에C커머스 진격·티메프 사태 충격 번져

0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팬데믹 시기 배송 경쟁과 점유율 확대를 위해 물류센터 확충, 인력 채용,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늘려왔다. 엔데믹 이후 온라인 소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 같은 투자 부담은 고스란히 고정비로 남아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초 중국계 C커머스의 국내 진출과 큐텐 계열 ‘티메프(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까지 겹치며 중소 플랫폼을 중심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 업계 전반에서는 팬데믹 시기 과도한 투자에 따른 후유증 위에 외부 변수까지 더해지며 상당수 사업자들이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고 분석한다.

◇매출 36조원 찍은 쿠팡, ‘50조원 시대’ 앞두고 터진 개인정보 리스크

이 같은 혼란 속에서도 쿠팡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쿠팡Inc는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36조3094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연속으로 경신했다. 4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경우 연매출 5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은 이미 2024년 연매출 40조원대를 기록하며 롯데쇼핑과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을 모두 넘어서는 등 국내 유통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다만 연말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쿠팡의 성장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퇴사한 내부 직원이 약 5개월간 고객 정보 3370만건을 무단 반출한 사실이 알려지며 퇴사자 관리와 내부 통제, 보안 시스템 전반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 SSG닷컴, G마켓, 11번가 등 경쟁사들이 이탈 소비자 흡수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 이슈 이후 보안과 신뢰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대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네이버는 대표적인 반사이익 수혜자로 꼽힌다. 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달 29일 107만여 명에서 이달 5일 131만여 명으로 23.1% 급증했다. 이는 실거래로도 연결됐다. 12월 1~4일 기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거래량과 배송량은 직전 주(11월 24~27일) 대비 각각 20.4%, 30.7% 늘었다.

◇전문가 “얼마나 싸게 아니고 얼마나 믿을 수 있나가 향후 경쟁 기준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보호가 2026년 이커머스 경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주요 기업의 전체 매출액 대비 정보고보호 투자액은 0.1%에 불과하고, IT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도 3년 연속 6%대로 제자리 걸음중이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대형 플랫폼으로의 데이터 집중 자체가 구조적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쿠팡 사례에서 보듯 개인정보 처리의 기본 원칙인 △암호화 △비식별화 △접근권한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소수 대형 플랫폼에 소비자 데이터가 집중되는 구조에서는 단 한 번의 보안 사고도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어, 대형 플랫폼일수록 개인정보 처리 전반에 대한 명확한 지침과 내부 통제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커머스 업계의 보안 투자 비중이 매출 대비 0.5%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만큼 향후 1% 내외까지 확대되고, 기술적·관리적 통제가 동시에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랫폼 전략 측면에서도 신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쿠팡과 동일한 방식의 물류·가격 경쟁은 다른 플랫폼에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며 “특정 상품군 전문성, 판매자 관리, 투명한 노출 기준, 안정적인 정산 구조 등 차별화된 가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투자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니라 장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며 “2026년에는 ‘얼마나 싸게 파느냐’보다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가 플랫폼 선택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