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10·15 부동산 규제에 가계대출 확대 사실상 불가
기업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상승에도 축소…이익 실현 ‘글쎄’
원·달러 환율, 1480원대 목전…CET1 비율 약화 가능성↑
내년 핵심은 비이자익…수장 변경·비은행 계열사 인수해
환율불안과 정치적 리스크 속에서도 사상 최초 코스피 4천피를 달성하는 등 끈질긴 회복력을 증명한 올해 금융시장이 저물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뒤로하고 마주할 2026년은 안정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본지는 올해 금융시장의 결정적 순간들을 복기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2026년 우리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내년에도 은행권은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직면할 전망이다. 부동산 규제 강화와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맞물리며 내년 은행권 경영 환경은 한층 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가계대출은 위축되고 기업대출 확대에도 이자이익 성장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금융지주들은 자본건전성 관리와 실적 개선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고환율은 CET1 비율 부담을 키우고, 정부의 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 6·27에 이은 10·15 규제 여파 내년까지 지속…은행 이자이익 감소 전망
올해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과제에도 변화가 나타난 한 해였다. 현 정부가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부동산 규제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6월 취임 직후 6·27 규제를 발표한 데 이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10·15 규제를 내놨다. 두 대책 모두 대출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6·27 대책에서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고, 10·15 대책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기존 70%에서 40%로 낮췄다. 이에 따라 주택 매수자가 부담해야 할 자기자본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같은 규제는 은행권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 정부 정책에 발맞출 수밖에 없는 은행들은 연이은 대출 제한 조치로 가계대출 문턱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석 달 연속 둔화됐다.
지난 11월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3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7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증가액(2조원)과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2024년 3월(5000억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지난 9월 증가 폭이 2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가 크게 꺾인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대 은행(KB·신한·우리·하나)의 이자이익은 59조5248억원으로, 전년 동기(63조6389억원) 대비 6.5% 감소했다. 4대 은행 모두 이자이익이 줄어들었다.
올 11월 기업대출 증가 폭은 6조2000억원으로, 전월 증가 폭(5조9000억원)을 웃돌았다. 일반적으로 기업대출은 가계대출보다 취급 규모가 커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이 감소한 배경에는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96%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는 연 3.95%로 0.04%포인트 상승했으나,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연 3.96%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연 4.11%)보다 낮은 금리 역전 현상도 석 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는 상승세를 보이는 시장금리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15일 기준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연 2.842%로, 지난 8월 2.5%대보다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기업대출 문턱을 높이는 방식 역시 한계가 있으며 정부 국정 과제인 생산적 금융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같은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 5월 이후 다섯 차례 연속 연 2.50%로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며 시장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흐름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대출 축소와 기업대출 확대 기조 역시 새 정부 출범 이전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이 커, 은행의 이자이익 성장은 내년에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금융지주 CET1 부담 확대
지난 3월만 해도 1431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8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지주의 CET1(보통주자본비율)과 직결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CET1 비율은 약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환율 상승 시 외화표시 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늘어나 RWA(위험가중자산)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RWA는 은행의 핵심 자본 건전성 지표인 CET1 비율 산정에 활용된다. CET1 비율은 보통주 자본을 RWA로 나눈 값으로, RWA가 늘어날수록 비율은 낮아지는 구조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9월 말 기준 평균 CET1 비율은 13.4%다. 해당 수치는 3월 말 13.16%에서 6월 말 13.4%로 상승했지만, 9월 말 들어 상승세가 멈췄다. 지주별로 보면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6월 말 대비 각각 0.06%포인트, 0.10%포인트 하락해 13.56%, 13.30%를 기록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줄었다. 각각 6월 말 대비 0.06%포인트, 0.10%포인트 상승해 9월 말 기준 13.83%, 12.90%를 기록했다. 다만 6월 말에는 3월 말 대비 각각 0.07%포인트, 0.40%포인트 상승한 바 있다.
CET1 비율은 금융사의 안정성은 물론 주주환원 정책과도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들은 CET1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지만,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최근 환율 급등의 배경으로 미국 증시 호조에 따른 국내 자본의 미국 유출을 꼽고 있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미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내년 한국의 기준금리는 동결 가능성이 높지만, 한 차례 정도 인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준금리 인하 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환율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은행 앞에 놓인 악재 속 해법은 비이자이익 확대
이처럼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금융지주들은 내년 실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에 따라 지주사들은 수수료 수익 확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수익은 12조7716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1492억원) 대비 5.1% 증가했다. KB금융은 4조1960억원에서 4조696억원으로, 신한금융은 3조2678억원에서 3조3953억원으로 늘었다. 우리금융은 2조1602억원에서 2조2204억원으로, 하나금융은 2조6561억원에서 2조9599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금융지주들은 이미 내년을 대비한 포석도 마련한 모습이다. KB금융지주는 KB증권 IB부문 대표로 강진구 KB증권 경영기획그룹장 부사장을 내정했다. 기존 김성현 대표는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의 본격적인 영업도 시작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은행업을 둘러싼 환경 자체가 비우호적인 만큼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비이자이익 확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수영 기자 / sw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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