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승익액 늘어도 수익성 줄어든 카드업계…본업 악화 현실화
카드론 수익으로 수익성 끌어올렸던 카드사…대출 규제에 ‘난감’
기준금리 동결 기조 커져…대손비용·충당금·차환비용 부담↑

환율불안과 정치적 리스크 속에서도 사상 최초 코스피 4천피를 달성하는 등 끈질긴 회복력을 증명한 올해 금융시장이 저물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뒤로하고 마주할 2026년은 안정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본지는 올해 금융시장의 결정적 순간들을 복기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 흐름 속에서 2026년 우리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자본시장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조망해 본다. <편집자주>
2025년 카드업계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금리 상승으로 차주들의 상환 여력까지 약화되면서 연체율이 꾸준히 높아졌고, 카드사들은 이중고에 시달렸다. 업황 부진 속에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으로 실적 방어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신용판매 수익의 대안으로 삼아왔던 대출 부문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수익성 개선 여력은 더욱 축소됐다. 이미 카드론 수익이 신용판매 수익 비중을 넘어선 상황에서, 카드사의 ‘돈 벌 구멍’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셈이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내년에도 카드업계의 경영 환경이 뚜렷하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회복과 조달금리 안정 시점에 따라 실적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2.50%를 유지할 경우 카드사의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카드 승인액은 증가…그러나 수익 개선은 ‘갈증’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카드 승인액은 94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마다 300조원 이상 증가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연간 카드 승인액이 1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과 시장금리 하락 흐름, 소비쿠폰 등 경기부양책이 맞물리며 소비 여건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카드 승인액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총 1조797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216억원) 대비 15.27%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실적 차이는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업황 속에서 대부분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만이 소폭 개선된 순익을 기록했을 뿐, 업계 전반은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고금리 장기화에 대손비용 부담 지속…대출 규제까지 ‘이중 압박’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위축된 가장 큰 요인으로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꼽힌다. 여기에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성이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국은 지난 2012년부터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을 지속해왔다. 올해 2월에는 연 매출 20억원 이하 가맹점을 대상으로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개편안이 시행되면서, 카드사의 신용판매 수익은 장기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론 비중을 확대하며 대출 수익으로 부족한 실적을 보완해왔다.
실제로 2024년 이후 카드론 수익 비중은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을 넘어섰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7개 카드사의 총수익 대비 가맹점수수료 수익 비중은 21.06%로, 전년 동기(22.79%) 대비 1.73%포인트 감소했다. 2022년과 비교하면 2.9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반면 카드론 수익 비중은 이미 가맹점수수료 수익을 상회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총수익 대비 카드론 수익 비중은 21.34%로, 가맹점수수료 수익 비중보다 0.28%포인트 높았다. 특히 카드론 수익 비중은 전년 대비 1.10%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핵심 수익 방어 수단이었던 카드론 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기존 ‘기타대출’로 분류되던 카드론을 ‘신용대출’로 포함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편입했다. 연소득의 100% 이내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 여력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는 스트레스 DSR 제도까지 적용되면서 대출 심사 시 1.5%의 가산금리가 반영돼 대출 한도가 더욱 축소됐다. 다만 연소득 3500만원 이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가 적용된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카드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추가 이자수익 창구가 사실상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수료 수익은 이미 하향 안정세에 접어든 상황에서 카드론까지 규제 대상이 되면서, 수익원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각종 금융 규제로 실행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줄어들고 카드론은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자수익마저 막히면 카드사로서는 실적 방어 수단이 사실상 사라지는 만큼, 당분간 비용 절감 외에는 뚜렷한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 비용 부담 지속…수익성 사수 ‘안간힘’
올해 카드사들은 고금리에 따른 비용 부담에 시달렸다. 기준금리에 연동되는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 영향으로 이자비용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4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누적 이자비용은 3조540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262억원) 대비 3.35% 증가했다.
내년에도 카드사의 비용 부담은 쉽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책 기조의 무게중심을 ‘인하’보다 ‘유지’에 두며, 금리 동결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이 16일 공개한 ‘금통위 의사록(2025년 제22차)’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성장과 물가 전망이 상향 조정된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며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될 경우 카드사의 조달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수요 부족으로 시장 경색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만기 구조를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단기어음(CP) 비중은 줄어든 반면 여전채 의존도는 높아졌다. 현재 전업 카드사들의 여전채 발행 비중은 약 72%로, 2021년 말 이후 처음으로 70%대를 기록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여전채 금리는 2년 4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지만, 하반기 들어 인하 여력이 약화되며 다시 3%대로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 영향이 큰 데다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추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내년부터 카드채 만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는 점이다. 이미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조달비용까지 확대될 경우 카드사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부진은 카드사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용등급 하락은 곧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차환 비용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또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카드사의 건전성 리스크도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나 수익성이 추가로 훼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민간소비 회복 가능성은 있으나 카드론 성장 제약으로 카드 이용 실적 증가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신판 자산 채산성 저하와 대손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카드사의 수익성은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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