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망] ⑲반등 신호는 미약·역할 부담은 확대…보험업계 ‘산 넘어 산’

시간 입력 2025-12-31 17:00:00 시간 수정 2025-12-30 14: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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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이후 업계 반등 조짐…본업 보험손익서 부진 겪으며 체질 개선 필요성 ↑
성장 위해 ‘건전성 규제 틀’ 전보다 완화해야…금융당국, 킥스비율 등 하향 조정
내년 업계 전망 ‘흐림’…한국은행 “상·하방 불확실성 크고 환율·유가 등 주요 리스크”

새 정부 출범 이후 보험업계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은 다시 상방 탄력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초고령화 가속, 미국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높은 환율 변동성 등 구조적 리스크 요인이 금융시장 회복 흐름을 지속적으로 제약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각 금융사는 인적·조직적 쇄신을 포함한 고강도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다만 국내 금융시장의 상방 압력과 이를 억누르는 하방 요인 간 힘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업계의 내년도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저성장·규제·구조적 리스크…보험업계, 반등 모색 속 ‘삼중고’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보험업계의 내년 경제 여건도 녹록지 않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혼재된 가운데 2026년에도 완전한 경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올해 보험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저성장’, ‘소비자 보호’, ‘금융당국 규제 완화’로 압축된다.

국내 보험사들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기준 11조369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순이익(12조2518억원)보다 8819억원(7.1%) 감소한 수치다. 손해율 상승과 예실차 확대 등으로 본업인 보험손익이 부진했던 점이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투자손익이 일부 만회에 나서며 순이익의 추가 하락을 방어했을 뿐이다.

여기에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수장이 교체되면서 보험사들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소비자 보호 기조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금융당국이 ‘생산적 금융’의 실질적 이행까지 주문하면서 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생산적 금융은 자금이 비생산적 부문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벤처 등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되도록 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험업계는 실적 부진 해소와 소비자 보호 강화,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보험 소비 감소와 IFRS17 원칙 중심 회계 적용에 따른 시장 신뢰 저하, 경기 악화로 인한 보험상품 해지율 증가 등 복합적인 어려움이 겹치며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보험업계, 저성장 회복에 ‘소비자 보호·생산적 금융’까지…과제 산적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월 국내 보험사들의 2025년 1~9월 기준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각각 1.16%, 10.2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7%포인트, 1.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보험사들의 총부채는 1175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9조1000억원(4.4%) 증가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손해율 악화 등 주요 리스크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보험사 순이익과 재무 건전성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액 증가와 보험계약 손실 비용 확대로 보험손익이 악화되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 강화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업계는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요구가 잇따르며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생산적 금융은 금융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경제적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자 우리 경제 재도약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일 간담회에서 소비자보호감독총괄본부 신설을 공언하며 “금융감독의 본질은 소비자 보호”라고 강조했다.

보험업계는 저성장 탈출과 소비자 보호, 생산적 금융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보험산업이 보유한 장기 자금이 국민의 노후와 안전을 넘어 실물경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의 유연성을 높이는 패러다임 전환과 자본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실장은 최근 열린 ‘보험업권 생산적 금융 활성화 세미나’에서 “국내 보험산업의 운용자산은 1145조원에 달하지만 자본규제와 자산부채관리(ALM) 등 구조적 제약이 크다”며 “해외 주요국은 솔벤시Ⅱ 개정과 매칭조정 도입 등을 통해 보험사의 장기 실물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헤지회계 확대와 정책펀드 위험자본 완화, 장기보유주식 요건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보험업감독규정 일부 개정을 통해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권고 기준을 150%에서 130%로 하향 조정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기준과 후순위채 중도상환 요건도 완화했다.

또 금융위는 최종관찰만기 확대 적용 일정도 조정해 제도 강화 속도를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도한 건전성 부담을 완화하면서 보험사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초고령화·미 관세·고환율…구조적 리스크에 업황 압박 지속

보험업계는 보다 근본적인 업황 부진 요인으로 초고령화, 미국 관세 정책, 고환율 등 구조적 문제를 지목한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더라도 이러한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업황은 언제든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기대수명 증가와 출산율 하락으로 국내 인구 구조는 빠르게 역삼각형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섰고, 합계출산율은 0.75명에 그쳤다. 이 같은 변화는 20~50대를 주요 가입 대상으로 설계돼 온 보험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는 젊은 층 감소와 고령층 확대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고, 손해보험사 역시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 급등 압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국내 경기 하방 압력도 커졌다. 이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원화 약세로 이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보험사는 외화자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직접적인 환율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환헤지 비용 상승에 따른 유동성 관리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은 “환율과 금리 변동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환헤지 전략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내년 보험료 성장률 2.3% 전망…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성장률은 2.3%로, 2025년 예상치(7.4%)보다 5.1%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다. 생명보험은 보장성 보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저축성·변액보험 감소로 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손해보험 역시 3.5% 수준의 저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CSM과 킥스비율도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험연구원은 건전성 악화가 수익성, 성장성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고했다.

이에 보험사들은 내년 경영 전략으로 판매채널 경쟁력 강화와 신상품 개발에 집중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 전략 역시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향후 1~2년은 공격적 성장보다 위험 관리 역량이 보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저성장 환경 속에서 체질 개선과 건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평가가 공통된 의견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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