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우유 소비 ‘뚝’…본업 흔들린 매일유업, 영유아식으로 돌파구 찾나

시간 입력 2026-04-09 07:00:00 시간 수정 2026-04-08 17:2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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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비 22.9㎏ 역대 최저…저출산·대체음료 확산 직격탄
상하목장으로 라인업 런칭…프리미엄 패밀리 브랜드로 확장
후발 주자인 만큼 차별화 경쟁력 통한 점유율 확보는 과제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내 흰우유 소비가 구조적으로 감소하면서 유업계의 핵심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매일유업은 본업 성장 한계가 뚜렷해지자 영유아식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분유 중심에서 이유식·간편식까지 사업을 확장해 ‘생애주기 식품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9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2.9㎏으로 전년 대비 9.5%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0년대 후반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에 따른 수요 기반 축소에 더해 성인 소비 둔화, 식물성 음료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흰우유 소비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분석된다. 건강과 환경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두유·귀리음료 등 식물성 음료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멸균우유도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실제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9년 처음 1만톤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유우 소비 감소와 원가 부담이 겹치면서 매일유업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의 원유 매입 비중은 전체 원재료의 약 68%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1조8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0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3.3%으로 전년 대비 -0.6%p 줄었다. 외형은 유지됐으나, 본업인 유제품 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반면, 회사의 재고는 쌓이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1859억원이던 매일유업의 재고자산은 2024년 말 2057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2349억원까지 늘었다. 우유는 장기 보관이 어려워 남는 원유를 전지·탈지분유로 가공해 저장한다. 소비가 줄어들수록 분유 재고가 쌓이는 구조다.

매일유업은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최근 영유아식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성인 우유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영유아 식품은 충성도가 높고 가격 저항이 낮다는 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매일유업 상하목장 영유아식 제품. <사진제공=매일유업>

회사는 ‘상하목장’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한다. 유기농·고품질 이미지를 기반으로 기존 유제품에서 쌓은 신뢰를 영유아 식품으로 확장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과일퓨레, 배도라지즙, 유기농 쌀과자, 아이치즈 등 제품군을 통해 이유식 및 간편 영유아식 시장까지 영역을 넓혔다.

영유아 식품 시장은 ‘골드키즈’ 트렌드와 맞물려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안전한 원료와 정교한 영양 설계를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강화되면서 객단가가 높은 제품군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매일유업 상하목장 관계자는 “영유아식 제품은 성분과 영양에 대한 부모의 고민이 가장 크게 반영되는 제품군”이라며 “유기농 원료와 최저 나트륨 설계를 바탕으로 안심할 수 있는 제품들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 영유아식 시장 자체가 저출산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데다 이미 국내에서는 이유식 전문 업체를 비롯해 유업계 경쟁사들이 관련 시장에 진출해 있고, 글로벌 식품 기업들까지 가세해 경쟁이 치열하다.

후발주자인 매일유업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력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 유통 채널, 가격 경쟁력까지 종합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평가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원유 소비에 대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대체제가 워낙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소비량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유업계 입장에선 영유아식 시장이 우선순위로 거론될 만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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